날만 새면 우뚝솟는 각종 시비(詩碑)로 주민들 간에도 시비(是非)가 잦다.
이는 진정으로 기념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기 보다는 단체나 개인을 위한 생색내기(?)용이 많고 엉뚱한 곳에 무분별하게 들어서기 때문이다.
지난 6일에는 60여억원을 들여 조성중인 합천읍 황강변 새 생명의 숲 재일교포 헌수동산에 합천로터리클럽 '창립20주년 기념비'가 느닷없이 세워져 군민들이 항의, 철거키로 하는 등 해프닝까지 벌였다.
또 합천의 관문인 합천읍 남정교 입구, 군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팔각정자와 노송이 어우러진 자연동산을 조성했으나 마치 자기들이 조성한 것(?) 처럼 특정단체 표지석이 버젓이 들어앉았다.
또 재향군인회는 지난해 통일을 바라보는 시점에도 불구하고 6.25 격전지도 아닌 문화예술회관 옆 동산에 '참전용사비'를 세워 아직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다.
경남도 문화재기념물로 지정된 대야성지와 함벽루 일대에는 공동묘지를 방불케 하는 각종 비석들이 빼곡히 들어서 경관을 망치고 있다.
옛 군수들의 공적비, 문인단체 시비(詩碑), 유림계 등 30여개가 무질서하게 들어섰으며 최근에는 진주 남명연구원에서 자치단체와의 협의도 없이 '남명시비(南冥詩碑)'를 설치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군청 홈페이지에는 군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공(公)과 사(私)를 구분하라!'는 지탄의 내용들이다.
합천인이라 밝힌 네티전은 "공공시설이나 시민공원에 사적인 기념물이 웬말이냐"며 "수많은 봉사단체는 물론 동갑계까지 기념비를 세우겠다면 무슨 명분으로 막을 것인가"라고 따지며 정비를 요구하고 나섰다.
군청 관계자는 "불법으로 세워진 모든 비석들은 조사 후 이전 또는 철거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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