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신당작업이 사실상 분당으로 가닥을 잡고있는 가운데 신당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생각이 드러났다.
노 대통령은 지난 14일 부산정치개혁추진위 핵심멤버 등 부산지역의 대선 공신들과 만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신당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털어놓았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모임에는 문재인 민정수석과 이호철 민정1비서관 등 부산출신 청와대인사들도 배석했다.
노 대통령은 참석자들이 '대통령이 됐다고 반드시 정치현안에 무관할 필요는 없지않느냐'며 노 대통령의 생각을 묻자 "내가 속한 정당이 단 10석 밖에 얻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고 해도 그것이 전국정당을 지향하고 그렇게 되는 길이라면 의미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한 때 "신당이 (내년 총선에서)부산에서 10석을 얻는다면 의미가 있다"는 뜻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이와 같은 노 대통령의 발언은 현재 신당추진 과정에서 빚어지고 있는 논란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또한 '여권신당'의 지향점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당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오던 노 대통령이 이처럼 직접 언급하고 나선 것은 최근들어 신주류측의 신당추진 움직임에 급제동이 걸릴 정도로 민주당내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분당사태로 치달을 경우 대통령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진전될 수도 있다. 노 대통령으로서도 '강건너 불보듯' 지켜보며 마냥 시간을 지체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쨌든 노 대통령이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부산지역인사들 앞에서 자신의 정치개혁구상의 일단을 밝혔다는 점은 간과되지않는다. 참석자들은 부산에서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대선때에 비해)10%이상 올랐다고 전하기도 했다.
청와대측은 17일 노 대통령이 신당관련 언급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청와대측은 노 대통령 발언의 파장을 우려, 참석자들에게 함구를 강하게 당부했다는 소문도 흘러나왔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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