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놈들 잡아라. 얼굴 뒤집어 씌우고 다 밟아버려? 당무회의실 밖에 있던 당원 30여명이 흥분해 문을 박차고 들어가자 신당파인 천정배 신기남 의원이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저놈들 잡아. 이해찬 너! 내년에 당선되나 보자. 엉뚱하게도 천용택 의원이 멱살을 잡혔다.
왜 날보고 이래? 당신도 천씨 아녀?'-이게 국정을 책임진,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여당 민주당의 어제 풍경이다.
이쯤되면 이게 이혼도장 찍어야 할 단계지 "그래도 어떡해? 자식이 있는데…"설득하고 설득당할 단계가 아니다.
우리는 대선승리 후 민주당 개혁파의 '신당논의'가 정치개혁의 계기가 되길 바랐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 신.구주류의 싸움은 '개혁'싸움이 아니라 당권 싸움으로 변질됐다.
개혁속엔 '희망'이 있지만 당권속엔 '욕망'이 있을 뿐이다.
이를 쳐다보는 국민들도 비(雨)갠 날 우산 접듯 희망을 접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는 분위기다.
이쯤에서 민주당 신.구주류는 차라리 갈라서는 것이 옳다.
그리고 이쯤에서 노무현 대통령도 거취를 분명히 해주는 것이 도리다.
대선공약이라고, 중립을 핑계대고 구경할 단계는 끝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이유는 우선, 지난 4.24 재보선에서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당했다는 사실, 신당싸움에 국가적 경제난과 노사위기에 집권당이 너무도 무기력하다는 것, 그리고 신당파 또한 당내분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만큼 능력의 한계에 부딪쳐있다는 사실 등에서 명확해 보인다.
지금껏 계속된 집권당의 당무회의가 국정현안에 대한 대책논의는 한마디도 없이 '신당'이란 의제하나만 달랑 올려놓고 '선혈이 낭자하도록'싸움박질이나 해댔으니 이건 여당이 아니다.
지금 국민들은 민주당의 밥그릇 싸움에 피곤하다.
노 대통령의 '어지러운'말씀때문에 지쳐있다.
야당인 한나라의 뜨뜻 미지근한 개혁행태에도 입맛을 잃었다.
이런 식이면 어느 정당도 내년총선의 승리는 기대난(難)이다.<
정치가 하나같이 확실한 게 없다면 집권여당과 노무현 대통령은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현 정치판을 더 이상 애매모호하지 않게 하는 방법 그것은 대통령이 신.구주류의 어느 한쪽 편에 확실하게 서주는 것이다.
그 점에서 "가장 힘있는 당원인 노 대통령이 분당강행이냐 신당포기냐 양자택일하라"는 박상천 최고위원의 주장은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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