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치원 체벌 지나쳐

입력 2003-06-17 09:27:47

나는 초등학교 3학년과 이제 7살난 딸아이를 둔 주부다.

작은 아이는 큰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병설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얼마 전 저녁에 작은 아이를 목욕시키다가 아이의 몸에 선명하게 난 빨간 체벌의 흔적과 머리에 난 혹을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이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유치원 선생님이 떠들었다고 자로 등을 때리고 손으로 머리를 쥐어박았다고 한다.

같이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엄마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이런 일이 벌써 몇 년에 걸쳐 일어난 일이며, 그동안 학부모의 항의전화도 몇 번 있었다고 한다.

나도 아이를 키우다보니 가끔 체벌을 하지만 이 방법만이 최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참 호기심 많고 장난이 심한 서른명 넘는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힘들고 짜증날 때도 있겠지만 아이들의 실수를 공개적으로 처벌해 다른 아이들의 놀림거리가 되고 그것이 상처가 된다면 어떻게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겠는가. 혹 선생님은 이제 겨우 7살된 아이들에게 체벌만이 그들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 여기신 건 아니었는지 궁금하다.

지금 작은 아이는 유치원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

선생님이 또 소리지르고 때릴까봐 무섭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부분 학부모들은 나같은 일을 겪게 되면 아이가 그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혹시 무슨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해서 속앓이만 하고 만다.

사설 교육기관에는 이런 일을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새싹같은 우리 아이들이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유치원에 갈 수 있도록 학부모와 선생님이 나서야 할 것이다.

이경근(인터넷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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