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더먹는 일요일 쓰레기 수거는 스톱

입력 2003-06-16 15:00:00

분리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구청들이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수거를 하지 않아 시민들이 휴일마다 넘쳐나는 쓰레기와 악취로 불편을 겪고 있다.

대구 신암동 ㄷ아파트는 휴일마다 평일에 비해 두 배가 넘게 배출되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이 아파트의 박상용(58) 관리사무소 사무장은 "휴일만 되면 넘치는 쓰레기로 악취가 심해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했다.

이곳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모(42)씨는 "식당에서는 토요일에 쓰레기가 가장 많이 나오는데 생활 쓰레기는 일요일에도 수거하는데 정작 음식물 쓰레기는 토.일요일에 수거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상황이 더욱 심하다.

1천500여가구가 거주하는 방촌동 ㄱ 아파트 단지의 경우 설치된 수거 용기는 28개가 전부. 박희찬 관리사무소장은 "28개의 수거용기로는 이틀 동안 쌓이는 음식물 쓰레기를 감당하기 힘들다"면서 "주말에는 쓰레기 배출을 자제해 달라고 주민들에게 부탁하지만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동구청은 지난 4월 1일 음식물 쓰레기 분리 수거를 관내 전 지역으로 확대했지만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수거를 않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분리 수거를 전면 실시중인 수성구청은 물론이고 시범 실시중인 대구의 다른 구청도 사정은 마찬가지.

동구청 환경청소과 관계자는 "작업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 차원에서 일요일과 공휴일은 수거하지 않고 있다"면서 "인력이 부족해 휴일에 쓰레기 수거에 나서기 어렵다"고 밝혔다.

동구 지역에는 현재 3천여개의 음식물 쓰레기 전용수거 용기가 비치돼 있지만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은 13대, 수거인력은 차량 운전 기사를 포함해 26명에 불과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음식물 쓰레기 수거를 민간 업체에 위탁하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지만 구청 측은 "분리 배출 제도가 시행 단계라 현재로서는 민간 업체 위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음식물 분리수거는 오는 2005년 1월 의무화된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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