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한천둔치서 토종닭싸움' 흥겨운 한판'

입력 2003-06-16 11:53:08

토종닭 싸움이 재현됐다.

TV 화면이 아닌 실제 닭싸움이 읍내에서 벌어진 것.

남녀노소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닭주인들의 불꽃튀는 응원전이 시작되자 싸움터 주변은 축제의 장으로 변해갔다.

구경나온 어린이들조차 어느 닭이 이길까 옆자리 친구들이랑 내기를 걸고 청군.백군 응원전에 들어갔고, 어린 아이의 손을 잡은 새댁들은 먹을거리 장터 식탁에 걸터앉아 따끈한 해물파전을 시켜 먹으며 수다에 열을 올렸다.

15일 예천군 읍내 한천 둔치에서 개최된 제8회 토종닭싸움축제는 그렇게 막이 올랐다.

주변 상인들의 시끌벅적한 호객행위와 장꾼들의 웅성거림도 옛 시골장터를 방불케 했다.

예천토종살리기 모임(회장 안경섭.42) 주관으로 열린 이날 토종닭싸움에 출전한 토종닭은 모두 35마리. 1마리당 참가비는 1만5천원으로, 예천지역 토종닭인 갈색종의 수탉에게만 참가자격이 부여됐다.

한 경기당 시간은 20분씩. 토너먼트방식에다 싸움을 회피하거나 일방적인 공격으로 경기 진행이 어려울 경우 경기가 중단됐다.

또 20분이 지나도 싸움이 계속될 경우 공격적인 닭을 승자로 결정했다.

이날 결전 끝에 송규석(풍산읍)씨의 토종닭 '독종'이 우승을, 박해민(하리면 은산리)씨의 토종닭 '땡비5'가 준우승을 각각 차지했다.

축제의 1부 행사로 부채춤과 아리랑공연을 펼쳐 흥을 돋웠고, 토종닭싸움대회와 함께 사물놀이와 가족과 함께하는 토마토 먹기 대회,병아리 잡기 대회, 야생화 전시 및 판매, 어린이 글짓기 등 다양한 행사도 뒤따랐다.

김수남 예천군수는 "닭싸움은 농경문화의 정서가 서려있는 고유의 전통 민속놀이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 것을 올바르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토종닭싸움대회가 지역 문화축제로 자리매김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경섭 예천토종살리기 모임 회장은 "토종닭싸움은 우리 것과 우리 문화를 도로 찾고 우리 토종을 되살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 범 군민축제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예천.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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