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기업인들이여, 다시 한 번 힘차게 뛰자".
'대구 IT·CT 벤처CEO 워크숍'이 매일신문사·대구시 공동주최, (재)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주관으로 13, 14일 1박2일 동안 팔공산 대구은행연수원에서 개최됐다.
130여 명의 지역 IT(정보기술) CT(문화기술) 벤처기업 CEO 및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는 극심한 불황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벤처기업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와 '비전'을 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엄청난 적자에 허덕이던 기업을 단숨에 흑자기업으로 전환시킨 서두칠 이스텔시스템즈〈주〉 대표(전 한국전기초자 사장)를 초청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또 어려울수록 서로의 장점을 모아 시너지효과를 내는 전략적 제휴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지역 벤처CEO간 휴먼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간담회와 레크리에이션, 휴먼네트워크를 이루기 위한 체육대회 시간도 마련돼 즐거움을 더했다.
특강에 초청된 전문가들이 말하는 위기 극복 전략과 비전의 방향을 요약한다.
◇서두칠 이스텔시스템즈(주) 대표= 1997년 매출액 2천377억원, 당기순이익 -598억원, 영업이익률 -12%, 자기자본수익률 -85%의 적자 노사분규기업 한국전기초자의 사장을 맡은 서두칠 대표는 기존의 제조기반을 그대로 살리면서 비효율적인 면을 개혁해 제조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의 혁신을 채택했다.
그 결과 한국전기초자는 다음해인 1998년 30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고, 1999년 745억원, 2000년 1천717억원으로 흑자폭이 확대됐으며, 2001년 6월에는 차입금이 하나도 없는 '알짜기업'으로 완전히 변신했다.
서 대표는 이 같은 혁신의 성공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리더십'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한 열린경영' '일하는 조직문화 창출' '실천적 혁신활동' '단기간 내 독자기술 확보'라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
'솔선수범'이야말로 혁신을 위한 구성원 동원(mobilizing)의 핵심요인이라고 서 대표는 강조했다.
16평 아파트에서 자치생활을 하고, 골프장 회원권 처분, 손수운전 등으로 솔선수범하는 사장의 모습을 보여주며, '단 한명의 감원도 없는 인력 구조조정'을 약속하고 실천함으로써 직원들에게 신뢰감을 부여한 것이 혁신의 출발점이었다는 것. 열린경영을 위해서는 경영현황설명회, 과장급 이상이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 정기경영회의, 열린대화방 등을 운영했다.
일을 사랑하는 가치관의 주입과 현장중심의 신속한 결정 및 실천, 고객이 우리의 고용을 보장한다는 고객중심 사고, 이해·협력·일자리 보장의 신노사문화 등이 열심히 일하는 회사 분위기의 요체였다는 설명이다.
서 대표는 "혁신은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살가죽을 벗겨내는 아픔을 감내하는 혁신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혁신의 목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수준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개인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 일 중심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고, 부분적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순환적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쉬엄쉬엄이 아니라 숨가쁘게 혁신을 추진할 때에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니즈와 유망상품 키워드:이동훈 박사(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소비자의 생각을 알아내는 것이 마케팅 전략의 출발이다.
고객욕구 분석을 위해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통계기법으로 수치화 하는 '과학성'과 해법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감성과 상상력, 즉 '예술성'과 '창조성'이 함께 어울어져야 마케팅 파워를 가질 수 있다.
시대적 흐름인 '융·복합화' '교감중시(예, 명품 애완동물 아바타 등)' '친화' '조화' 등에 부합하는 상품개발이 필요하다.
◇일과 놀이가 일치하는 사회:심상민 호서대 교수= 콘텐츠 비즈니스의 흐름은 '미디어환경(기술)'과 '경쟁환경(산업)' 측면에서 볼 때, 현재 PC와 모바일의 디지털 콘텐츠 중심에서 미래는 홈엔터테인먼트 시장 팽창과 완전개방형 경쟁체제로 바뀔 것이다.
고객(소비자동향)과 시장(콘텐츠유통)도 전통의 매스미디어가 지배하는 시대에서 멀티미디어를 선호하고, 다자간연합 수익모델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상품(콘텐츠품질)은 현재의 경우 대중문화와 고급문화가 분리돼 있지만 향후 '고급적 통속함'이 요구된다.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의 변화에 맞춰 '가정용 콘텐츠 개발' '공동창작, 공동마케팅 등 협업(Co-Work) 강화' '콘텐츠 신디케이트로 대형시장 조성' '주문생산 확충' 등의 대응전략이 요구된다.
◇생존형 재무관리:김성표 박사(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기업의 모든 활동은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
수에 밝은 경영자는 성과로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정확하며 신속하게 일해야 하고 냉철(비인간적)해야 한다.
기업 도산의 유형을 보면 판매부진(24.0%) 채산성악화(20.8%) 투자실패(13.9%) 대금회수부진(12.7%) 방만경영(9.4%) 순으로 나타난다.
재무적 실패유형은 '자기자본의 취약성' '현금·유동자산의 부실관리' '고정자산의 부실관리' '단기차입의 과다 사용' '현금흐름주기의 비효율적 관리' 때문이다.
선진기업의 경영목표는 매출액이나 이익의 증대가 아니라 현금흐름을 장기적으로 최대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악성재고 등 장애제거' '유연성확보' '고속회전' '균형유지' 등의 4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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