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급수에서 사는 열목어나 산천어처럼 깨끗한 대통령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전국 세무관서장을 청와대로 초청, 특강과 오찬간담회에서 최근 자신의 주변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우회적으로 해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나는) 2급수,3급수를 헤엄치며 진흙탕을 건너고 지뢰밭을 건너서 정권을 잡았다"면서 "오염되고 바짓가랑이에 흙을 묻히며 지나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이어서 "보통의 정치인과는 다르게 도덕적 원칙과 긴장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으며 흠이 많은 것을 감추려고 노력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생수회사 장수천과 측근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으로 들렸다.
노 대통령이 "간절한 소망은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되든 간에 구김이 없었으면 좋겠다"면서 "다음 대통령은 물장수를 하지말라고 꼭 권유하겠다"고 농담삼아 말한 것은 자신이 생수회사 때문에 곤욕을 치른 것을 염두에 둔 뼈아픈 자기성찰로 들렸다. 노 대통령은 "반드시 극복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열린 오찬간담회에서도 노 대통령은 부동산투기는 반드시 잡겠다면서도 "부동산을 사고팔고 돈을 남기는 사람을 부도덕의 문제로 모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을 달리한다" 며 형 건평씨와 측근인 이기명 전후원회장의 용인땅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세간의 시각을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을 투하해서 이익을 얻는 게임은 모든 곳에 다 있고 사람본성에도 맞고 시장경제원리에도 맞다"며 부동산투기의 긍정적인 면을 설명하면서도 "부동산투기로 서민생활을 위협하는 일은 절대 용납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전체에 같은 토지라도 효율성을 높이고 이익을 보는 일은 활발히 허용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는 이씨의 용인땅 개발을 간접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으로 비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형 건평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세무서장이 "젊은 시절 조세전문 변호사로서 명성을 얻었고 집안에도 국세가족이 있어서 친밀감을 느낀다"고 하자 "집의 형님 두분다 세무공무원이었는데, 옛날 공무원이었고 그 형님들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그런데 형님얘긴데 땅을 좀 사고팔고해서 요샌 제가 좀 구설수에 올라있다. 별로 선수도 아닌데..그렇다"며 건평씨의 부동산 거래 의혹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조세전문 변호사'였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옛날에 조세전문 변호사 할 때는 조세법률주의라는 형식논리구조를 잘 이용해서 세금을 안내는 기술을 발휘하는 것이 일이었다"며 "별로 유익하지 않은 경험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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