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부총리 살린 '고향 까마귀'

입력 2003-06-14 10:26:05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문제로 사면초가에 처했던 윤덕홍 교육부총리를 구한 것은 '고향 까마귀' 였다. 동향에다 같은 성씨(파평 윤씨)인 윤영탁 국회 교육위원장과 박승국.박창달.현승일 의원 등 대구 의원들의 적극적인 중재노력이 없었다면 해임안 상정위기를 극복하지 못했을 것이란 얘기다.

한나라당 의원총회가 있던 지난 5일. 윤 위원장은 의총에 앞서 당 소속 교육위원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이날 처리키로 한 윤 부총리의 해임안 상정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교육위원 사이에 찬반 논란이 거세게 일었고 특히 김정숙 의원이 국정혼란을 이유로 해임안 처리를 고집했다.

그러나 윤 위원장은 "윤 부총리가 오락가락한 것처럼 비쳐진 것은 청와대 문재인 수석과 민주당 이미경 의원 때문"이라며 윤 부총리를 감샀다. 여기에 현승일 의원도 가세했고 이날 모임에 불참한 박창달 의원 역시 해임안 상정유보 뜻을 전하는 등 대구 의원들이 윤 부총리 '엄호'에 적극 나섰다.

결국 강경파 김 의원도 한발 물러서 교육위 차원에서 해임안 상정을 막기로 의견을 모으게 됐다. 이어 비공개로 열린 의총에서 권철현 의원이 교육위의 결정을 전하며 "해임건의안을 밀어붙일 때 원내 1당이 오만하다는 국민적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승국 의원도 발언을 신청, 동향의 윤 부총리를 옹호했다. 그는 "국무위원의 해임 결의는 범법행위를 하거나 국민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혔을 때 하게되어 있는데 그런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때부터 해임안을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봇물을 이뤘고 결국 해임안을 처리하지 않기로 당론을 정했다. 윤 위원장은 "교총과 전교조의 갈등해결을 위해 시간을 줘야하고 부총리를 몰아내는 것은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다"며 "국익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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