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軍이 이렇게 썩도록 뭘했나

입력 2003-06-14 10:28:34

지난 4월 국방회관 수익금 3억원을 횡령한 사건과 관련, 현역장성 4명이 사법처리된데 이어 최근 인천국제공항 군공사와 관련 현역 및 예비역장성들이 공사수주 대가로 현대건설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는 등 최근까지 12명의 현역 및 예비역 장성들의 비리가 속속 드러나 그야말로 군개혁 차원에서 군내 비리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욱 충격적인 건 인천공항 비리와 관련, 비리를 척결해야 할 군합동조사단장까지 이를 눈감아 주고 수뢰한건 군 조직이 철저하게 썩어있다는 단적인 증거인데다 공군의 영관급 장교들의 비리까지 터지고 있어 그야말로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특히 공군 대구기지부대장인 윤모 준장은 민간아파트를 군관사로 선정되도록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건설업자로부터 뇌물과 향응을 받은 공군중령 2명의 비리에 연루, 공군감찰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니 과연 군의 비리가 어디까지인지 그 끝을 가늠키 어려운 상황임을 시사하고 있다.

게다가 인천공항건설비리에 연루된 현역소장은 영장실질 심사에서 자신이 준장에서 소장으로 진급한 후 인사치레로 김동신 전 육군참모총장에게 1천만원을 준 것도 건설업자에게서 받은 뇌물이었다는 진술까지 나와 군의 최고책임자까지 인사비리에 연루된게 드러난 셈이다.

물론 정확한 조사가 뒤따라 확인절차가 남아있지만 이게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의 군은 총체적인 비리로 얼룩져 있다는 혹평을 해도 과언이 아닐 충격적인 사건이다.

따라서 우선 조영길 국방장관은 군의 모든 감찰기능을 총동원, 전면적인 비리를 색출, 관련자는 가차없이 처벌을 하는 한편 군 비리 척결에 대한 획기적인 쇄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군의 기강은 군 존립의 근간인데 최고책임자까지 부패에 연루됐다면 더이상 군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최근의 상황은 대통령도 특단의 군개혁방안을 천명해야 할 '위기국면'임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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