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13일 오전 10시45분, 경기도 양주군에서 동네친구 생일잔치에 가던 여중생 신효순,심미선양이 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숨졌다.
하지만 그 후 동두천시 미2사단 군사법정이 사망사고를 낸 미군들에게 무죄를 평결하자 국민들의 분노가 분출해 거대한 촛불시위로 이어졌다.
올해 '6?3 효순 미선 1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오늘 미선이와 효순양의 사망 1주기를 맞아 네티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100년 지나도 기억해야
1년 전에는 월드컵의 붉은 물결이 효순이와 미선이를 집어삼켰고, 1년 후 우리는 월드컵 개최 1주년을 기념하며 또 한번 효순이와 미선이를 기억의 저편으로 집어삼키고 있다.
효순이와 미선이는 아마 1년 전 그날부터 1년 후인 지금까지 한시도 잊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1년, 아니 10년, 100년이 지나도 기억해야 한다.
우린 모두 언젠가 죽음을 맞이해야할 예비 망자(亡者)이지 않은가.
ID 도철
---자꾸 슬픔만을 부추겨서야
처음에는 진짜 슬펐는데 지금은 좀 변질된 것 같다.
거리에 실제로 아이들이 깔려 죽은 사진을 보란 듯이 전시해놓은 것을 본 적이 있다.
고인한테 몹쓸 짓 하는 것 아닌가. 본인과 가족에게는 정말 슬픈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사과를 받고 적당한 측면에서 종지부를 찍어야 하는 것 아닐까 싶다.
죽은 사람한테는 미안하지만 언제까지 죽은 사람을 붙들고 살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자꾸 슬픔을 부추기는 건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ID izumi
---북한서도 추모노래 '뭉클'
나는 지금 일본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이다.
얼마전 여기 일본에서 윤도현의 통일 콘서트가 있었다.
그날 콘서트에서 효순이와 미선이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북한에서도 이 소식에 애도를 뜻하며 노래를 만들어 부른다고 했다.
'달맞이꽃'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북한의 가수가 노래를 불러서 그날 공연장에서도 들었다.
윤도현밴드도 노래를 만들어서 불렀는데 무엇보다 북한의 노래에 감동을 했다.
우리가 느끼는 안타까움과 애절함을 그들도 정확히 알고 같이 느끼고 있었다는 점에 마음이 따뜻해져왔다.
ID 송이
---"효순이 부모님 힘내세요"
눈물이 나려 한다.
월드컵 때문에 그냥 잊혀져가나 했는데 간혹 언론을 통해서 다시 생각해보면 순간순간 자식을 키우는 엄마로서 가슴이 저려온다.
그때 사고난 모습을 담은 사진이 떠오른다.
효순이, 미선이 부모님 힘내세요. 나도 어린 두 자식을 키우는 엄마이지만 겨우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힘내시라는 말뿐이군요….ID 초이스
---꽃다운 국군 6명도 추모를
효순이 미선이도 안타깝지만 작년 이달에 죽었던 꽃다운 6명의 국군도 생각해주고 함께 추모해주면 좋겠다.
그들은 패배한 자들이 아니다.
그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악전고투했던 자들이다.
그들도 추모를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는 분들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서해 교전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모임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항상 젊은 국군들이 나라를 지키다 죽으면 6월6일 현충일이 그들을 위로하는 마지막이었다.
1년전 이달, 우리가 월드컵에 흠뻑 빠져 있던 그 시절, 나라를 지키다 이제 우리 기억속에 사라져가는 장병분들을 함께 추모해주면 좋겠다.
ID 서해교전
---단순한 교통사고 몰지 말아야
효순이와 미선이의 죽음을 단순한 교통사고로 보는 사람들도 많아 안타깝다.
하지만 그들의 죽음 이전에도 미군에 의한 사고는 계속되어왔고 이 땅에서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된 처벌 한번 못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번 촛불시위 때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어머니들의 눈빛이 생각난다.
아이들에게 "네가 컸을 땐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된단다"고 하면서 효순이와 미선이 얘기를 해주던 부모들이 있기에 아직 희망이 느껴진다.
ID 희망
정리=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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