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이승엽 神話

입력 2003-06-12 11:59:50

향토출신 야구선수 이영민, 지금까지도 걸출한 야구인으로 남아있다.

기록의 인물이라는데도 별 이의가 없다고 본다.

대구 계성중학을 다니다 서울로 진학했다.

배재고보. 야구선수로 스카우트 된 것이다.

야구선수로는 이 한반도 땅에서 '스카우트 1호'를 기록했었다.

지금처럼 스카우트비가 오고 간 것이 아니라 전국의 야구선수와 겨루기 위한 경쟁심이었다고 한다.

대도시에 대한 동경심도 큰 몫을 했을터이다.

이 기록의 사나이 출현은 어떻게 보면 대구가 야구도시로 자리 매김하는데도 큰 촉매제로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야구사에서 '홈런 제1호'도 이영민이 작성한다.

1928년 6월8일 당시 경성운동장(지금의 서울운동장). 제2회 연희전문과 경성의학전문(서울대의대 전신)과의 야구 정기전에서 이 기록을 이영민이 휘둘러 낸 것이다.

연희전문 3번타자로 나서 1회말 야구장 담장을 훨씬 넘기는 홈런을 쳐냈다.

당시에는 홈런이라 해봤자 '러닝 홈런'이 고작이었다고 한다.

이영민이 경성운동장 주위에 심은 포플러나무를 넘겨 공을 숲속에 빠뜨리자 관중들은 한동안 공중으로 따라간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고 한다.

이화여전 정구선수로 이름을 날린 이보패와 결혼해 '스포츠 커플'로도 주목받았던 이영민은 지난 54년 고인이 됐지만 기록은 영원히 살아 숨쉰다.

▲세월을 뛰어넘어 또다른 향토출신 야구선수 이승엽이 세계기록 달성을 앞두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끈다.

신화(神話)를 일궈간다는 표현도 무리는 아닐성 싶다.

이승엽은 여름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듯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있은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서 홈런 3방을 터트렸다.

개인 홈런통산 297개. 일본에서 활약한 왕정치(王貞治.오 사다하루)가 지난 67년 8월31일 수립한 세계 최연소 300홈런의 경신을 눈앞에 두고있다.

이 부분도 그렇고 앞으로 5경기에서 홈런 3개만 쳐내면 최소경기 300홈런 세계신기록도 작성한다.

▲이승엽의 기록행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아시아시즌 최다홈런과 세계 최다홈런 수립 여부다.

아시아 기록은 55개, 세계기록은 72개. 아시아 기록을 가는 것은 거의 사정권에 들어있고 세계기록수립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올해들어 지금까지 53경기에서 29개 홈런을 쳐내 1경기당 0.54개꼴. 앞으로 80경기가 있기 때문에 산술적으로는 72개의 홈런이 나올 수 있다.

세계 최다기록도 60개의 홈런을 보태면 가능한 셈이다.

야구는 통계의 경기라고 하나 의외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장마, 무더위 등이 복병이다.

마음, 체력조절로 세계를 여는 이승엽에게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최종진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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