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대구지하철 참사 피고인 8명에 대한 4차 공판이 열린 대구지법 11호 법정. 지난달 19일 있었던 첫 공판 이후 없었던 법정 소란이 재현됐다.
이날 피고인인 중앙로역 역무원 이모씨의 증인으로 나선 중앙로 역장 권모씨의 답변이 화근이었다.
"나름대로 승객 대피에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승강장 감시카메라 설치의 주목적은 열차운행 장애 감시이다"는 등 이씨에 대한 옹호 발언때문.
방청석 유족들 사이에선 욕설과 고함이 쏟아졌고 재판은 시작 5분만에 중단됐다.
재판부는 소란을 피운 유족 1명을 퇴장시켰다.
같이 소란을 피우다 퇴장 명령을 받은 다른 1명이 울음을 터뜨리며 나갈 수 없다고 버티자 재판부가 퇴장명령을 철회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10분만에 재개된 재판도 권씨의 이씨 옹호 발언 계속으로 다시 중단됐다.
이럴 즈음 한 유족이 실신하자 급기야 '재판부 불신임' 시비가 벌어졌다.
유족들 사이에선 "한통속이다" "재판할 필요가 뭐 있느냐"는 등의 험한 말들이 튀어나왔다.
변호인들도 "피고인들을 유리하게 하는 유도신문을 중단하라"는 등 유족들의 비난 세례를 받아야 했다.
재판부 '불신임' 소란까지 나온 이날 법정 소란은 재판 내내 끊이지 않았고, 재판부는 "재판 진행은 재판부의 고유권한"이라며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불쾌해 했다.
재판을 지켜본 한 법조계 인사는 "피고인들에게도 변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 "더욱이 재판부를 불신임하면 진실은 영원히 가려질 수 밖에 없다"며 "재판부와 변호사들이 엄정하고 공정하게 재판할 수 있도록 유족들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환기했다.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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