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학부모대회 욕설로 얼룩

입력 2003-06-10 11:55:50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행을 두고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지역 교육계가 퇴임 후 전교조에 대한 비난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이상주 전 교육 부총리의 대구 특강장에서 또다시 마찰을 빚었다.

9일 오후 2시 자녀교육학부모연대 주최로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열린 '학습권 수호를 위한 대구 학부모대회'. 이 행사는 당초 '조화로운 교육 공동체를 위하여'란 주제로 이 전 부총리가 특강하는 것으로 홍보됐으나 실제로는 각급 학교장과 학교운영위원 등이 대거 참석한 학부모대회로 치러져 시작부터 논란을 빚었다.

대회 30분전부터 행사장 앞에서 이 전 부총리 규탄 피켓 시위를 벌이던 전교조 대구지부 소속 교사 20여명은 "학생문화센터에서 학생들과 무관한 특정 목적의 집회를 갖는 게 말이 되느냐"며 문화센터측에 항의했다.

또 축사를 하기 위해 2시쯤 행사장을 찾은 신상철 대구시 교육감에게 "특정 단체가 전교조를 비난하는 행사에 교육감이 참석하는 것은 중립성이 훼손된다"며 돌아갈 것을 요구, 한참의 승강이 끝에 신 교육감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주최측 관계자들이 전교조측의 퇴장을 요구하다 양측이 고성과 욕설을 퍼부으며 몸싸움까지 벌이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 전 부총리는 강연에서 전교조의 과격한 투쟁 사례를 하나하나 열거하며 "이번 주말쯤 보수층의 목소리를 담아 전교조를 누를 수 있는 교육단체를 만들어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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