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울 때는
침묵
꽃이 피어
무언
꽃이여
너는 사람의 움직임을 넘어
거기까지 갔으니
그럴 때 나는
항상 조용하다
너희의 깊은 둘레를
나는 조용하고 조용하다
정현종 「새여 꽃이여」 중
문수가 유마에게 절대의 도를 물었을 때 유마는 오직 침묵으로 답한 일이 있다.
유마의 이 침묵에는 우리가 모르는 일만 개의 우레가 담겨 있다.
꽃과 새가 지닌 영역 역시 인간의 언어를 넘어선 침묵의 세계다.
시인은 이들 변두리에 숙연하게 머물면서 조용하고 조용해질 수밖에 없다.
권기호(시인, 경북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