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직원 등이 공사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고 공사 편의를 봐준 이번 사건을 통해 그동안 각종 부실공사의 원인으로 지적돼 온 불·탈법 관행이 드러났다.
특히 이번에 연루된 한국도로공사 관계자가 영남사업소 산하 6개 지사에 걸쳐 있는데다 고속도로 유지·보수를 맡은 자회사인 고속도로관리공단이 3년 가량이나 면허없는 업체에 공사를 맡겼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주고 있다.
이번에 뇌물공여 혐의로 적발된 ㅈ건업(대구 본리동), ㅅ산업(서울 역삼동) 등은 지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경부고속도로, 88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등 각종 고속도로의 포장공사, I/C 이설공사, 보수공사 등을 벌여왔다.
ㅅ산업은 당초 고속도로관리공단과 각종 공사계약을 맺었다가 이중 36건의 공사를 시설물유지관리업, 포장공사업 등 면허가 없는 ㅈ건업에 넘겼으며, 고속도로관리공단은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것.
또 한국도로공사 영남사업소 산하 대구, 구미, 고령, 창녕, 울산, 양산지사 관계자 등은 불법을 눈감아주고 공사감독이나 준공검사 등 각종 편의를 봐 준 대가로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심지어 이들 직원들은 공사업체로부터 술값이나 명절 떡값 외에 원룸 구입비, 보일러 기름값, 돌반지, 전화비 등 명목으로 돈을 뜯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공사업체가 자재를 적게 투입하는 등 형식적인 공사나 날림공사에도 불구하고 한국도로공사의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부실공사의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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