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통일보다 평화.번영 우선"

입력 2003-06-09 08:43:50

일 국민과 TV대화..."정치통일 늦어도 돼"

일본을 국빈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8일 일본 민영 방송인 TBS에 출연, "북한이 상식적이지 않은 행위를 하지만 그들도 생각이 있을 것"이라며 "미.일.중지도자들과 협력해 북핵문제를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1시간 30분간 동시통역을 통해 일본 전역에 방송된 '한국의 대통령-솔직하게 직접 대화'라는 특별프로그램에서 "남북문제는 이념적, 논리적, 법적으로 풀려고 하면 도움이 되지 않으며 교류협력을 통해 신뢰를구축하면 어느 때인가 통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반도의 구체적인 통일 시기에 대해 노 대통령은 "평화를 확고히 하고 번영을 이뤄나가면 정치적 통일은 늦어져도 괜찮다고 본다"면서 "통일은 천천히 돼도좋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 위협에 대해 "전쟁은 미사일 몇개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며 북한은 한국보다 약하고 일본보다는 훨씬 약하다"면서 "사실과 다르게 너무 불안하게생각하고 위기감을 가지면 적대감이 생기고 잘못 충돌해 큰 불행으로 이어질 수도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동북아 공동체' 구상에 대해 "중국이 한일사이에서 서로 협력해 함께 번영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면 아시아가 계속 평화롭고 넉넉한 지역이 될것"이라며 "저는 도쿄에서 기차를 타고 현해탄을 지나 부산, 서울, 베이징을 여행하면서 꿈과 희망을 맘껏 펼치는 시대를 꿈꾼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본, 중국이 힘겨루기를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 만큼미국의 개입은 동북아 안정세력으로서 중대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한.중.미.일이있고, 북한과 러시아도 들어와 협력해 경제도 함께 번영하고 유럽처럼 안보도 경쟁이 아니라 서로 의존하는 집단경제가 됐을 때 모두 안전하고 수준높은 나라가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에 대해 노 대통령은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마음만 먹으면 군사대국도될수 있다"면서 "일본이 지역 불안을 감안, 동북아의 평화세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면서 이웃나라들의 신뢰를 얻으면 일본에 무한한 미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과거사 문제를 말하지 않기로 했으나 묻자(덮어두자)는 것이 아니며 걱정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한국과 중국에서 과거사를말하는 사람은 과거에 대한 분노만 있는 게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도 있기때문에그에 대비하려는 것이므로, 100년전과는 다른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과거사를 극복할 수 있는 공동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해 "반인륜적이고 반인권적인 범죄행위이며, 국가간으로 보면 주권 침해"라며 "(북한은) 진상을 밝히고 사과해야 하며할수 있는데까지 원상회복 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쿄 서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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