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최대 주력업종인 기계·금속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전략산업으로서 메카트로닉스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재)대구기계부품연구원'을 다른 시험평가기관과 차별화시키면서 지역기술혁신체제의 한 구성원으로써 충분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문식 계명대 교수(기계·자동차공학부·사진)는 최근 '부품·소재분야 시험평가기관의 역할정립 방안' 및 '대구시 메카트로닉스산업의 발전방안'을 주제로 한 논문을 잇따라 발표,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의 방향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한 교수는 이들 논문에서 대구지역에는 이미 대구·경북중소기업청과 경북대 공동실험실습관, 경북대 공학설계기술원, 계명대 중앙교육기기실, 영진전문대 교정측정기술센터 등 대구기계부품연구원과 비슷한 시험·평기기관이 14개나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조립금속' 분야는 중소기업청, 경북대, 영진전문대와, '자동차부품'은 중소기업청, 경북대, 계명대와 기능의 중복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금형' 분야도 경북대, 계명대, 영진전문대, 대구기능대와 기능적 중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기능대의 경우는 금형, 조립금속, 자동차부품, 농기계부품, 모터사이클 및 자전거 부품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복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지난 2001년 8월 대구기계부품소재기술혁신센터로 설립, 올해 5월 성서3차 지방산업단지내 신축 건물에 입주한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은 다른 시험평가기관이 제공하기 어려운 차별하된 높은 수준의 시험·평가기능을 제공하고, 산·학·연 협력의 네트워크 매개로 작용해야만 지역 기계·금속 산업발전에 제대로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교수는 이를 위한 정책적 방향의 하나로 지역대학 전문가들을 활용할 수 있는 '겸직연구원제도'와 한국기계연구원 및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국책연구원들이 업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객원연구원제도'를 제안했다.
한 교수는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이 일부 소규모 기계·금속 업체들의 요구에 맞춰 단순 시험·평가기관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대구·경북중소기업청 등과 경쟁관계에 설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이미 갖추고 지역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는 중기청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존폐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의 향후 발전방안과 관련, 전문가그룹 일각에서는 더욱 비판적이고 냉정한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 교수의 경우 대구의 기관들만 분석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실제로 대구권에 위치해 대구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영남대와 경북테크노파크를 포함시킨다면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의 독자적 역할을 더욱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형을 비롯한 기계공학 분야의 국책공과대학으로서 오랜 R&D(연구개발) 경험과 성과를 축적해온 영남대 및 이를 핵심역량으로 해 설립된 경북테크노파크와 비교할 때, 사업비 180억원 규모로서 현재 기술부 인력 3명(기획경영실 7명)에 불과한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은 향후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고 하더라도 애당초 경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지원조직과 경상경비를 최소화 하고, 제한된 자원을 차별화된 핵심부문에 집중할 수 있도록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의 조직을 근본적으로 재검토 해야 한다는 것이 비판론자들의 요지다.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을 대구테크노파크 산하기관으로 편입시켜 행정지원은 테크노파크를 활용함으로써 경상경비를 대폭 감축시키고, 대구·경북 전체의 산업클러스트 관점에서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의 역할을 모색하자는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지역경제가 나날이 침체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구역'의 낡은 틀을 벗어나지 못한 채 '기관' 이기주의에 얽매여 제한된 자원마저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이제부터라도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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