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목욕탕 할인 경쟁 적자 감수 너도나도 요금절반·무료이용권 제공

입력 2003-06-07 09:59:00

대구 성서지역 내 목욕탕들 사이에 지난 봄부터 요금 인하 전쟁이 벌어져 몇달째 출혈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곡동 ㅇ목욕탕 경우 입구에 '목욕비 2천원'이란 안내판을 내걸고 있으며, 그 오른쪽에는 '남자 3천500원, 여자 3천300원, 7세 이하 2천원'이란 요금표가 붙어 있다.

종업원은 "오른쪽 것이 본래 이용료이지만 경쟁때문에 2천원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인근 ㅅ·ㅎ목욕탕은 1회 목욕 때마다 한번의 무료입욕권을 주고 있다.

종사자들은 "너도 나도 요금을 인하하는데 우리만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결국은 요금을 절반으로 깎은 형태로 운영한다"고 했다.

성서지역 목욕업주들에 따르면 요금 인하 경쟁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초. 한 업주는 "다른 목욕탕이 '1회 목욕하면 다음 번엔 공짜'라는 식의 요금 인하를 강행해 따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했다.

한 업소가 몇년 전부터 7, 8월 여름철에 요금을 절반으로 내려 받는 바람에 마찰이 심했던 적이 있으나 올해는 정도가 더 심하다는 것. 성서지역(신당·이곡·장기·용산동) 일부 목욕탕의 운영 적자가 월 수백만원씩에 이른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이에 대해 주부 임선미(36·이곡동)씨는 "고객 입장에서야 목욕비를 아낄 수 있어 좋지만 과당 경쟁으로 수질이 나빠지는 등의 부작용이 초래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일대 목욕업주 7, 8명은 지난 5일 오후 모여 '영업수칙'을 정하는 문제를 논의키도 했다.

모임 참석자들은 "오는 11일부터 목욕비를 종전 수준으로 환원키로 합의하고 다른 업소 동참도 권유키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목욕업회 대구지회 김중원 사무국장은 "목욕료 책정이 자율에 맡겨져 있지만 협회 차원에서도 출혈경쟁 자제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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