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휴양시설 확보 '비상'

입력 2003-06-07 09:59:00

포스코, INI스틸 등 상당수 기업들이 이달부터 주5일 근무제에 들어가면서 콘도, 펜션, 대규모 민박촌 및 수련원 등 휴양시설 구하기가 또다른 현안으로 대두했다.

일부 기업에서는 노조 등 직원단체들이 회사측에 휴양시설 확보를 단체협약의 주요 요구안으로 제시하는가 하면 관가에는 벌써부터 외지지인들의 올여름 성수기 예약청탁이 쇄도하고 있다.

포스코는 설악산과 울진, 무주, 경주, 지리산, 통영 등 국내 주요 휴양지에 콘도와 수련원 등을 합쳐 170개 가량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나 주5일제 실시로 심각한 시설난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기존 시설외에 스키장과 피서지 등 직원들이 계절별로 이용할 수 있는 휴양시설 운영업체와 제휴를 통해 우선예약 및 요금할인 등 직원들이 늘어나는 휴일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또 ㅇ·ㅅ·ㅍ사 등 포항공단 일부 대기업들은 직원들이 올해 임단협 협상과정에서 휴양시설 추가확보를 요구하자 일단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을 노조측에 밝혔으나 시설이 부족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ㅍ사의 한 관계자는 "회사측도 추가확보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콘도 등의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며 "주5일제 근무논의가 시작된 2, 3년전부터 정부 등이 시설확충을 유도했어야 옳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폐교를 근로자 휴양시설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다.

포항공대는 최근 울진의 한 폐교를 불하받는 형식으로 사들여 교직원 수련원으로 활용키로 했으며 부산의 한 대학도 지리산 인근 폐교를 휴양소로 사용하기 위해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올 초부터 폐교불하 또는 임대절차와 가능성을 문의해오는 기업이 크게 늘었다"며 "이같은 사정은 폐교수가 많은 강원·경북·충청도권이 비슷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주5일 근무제 보편화 이후 처음 맞는 휴가철을 앞두고 유명 피서지 주변에 근무하는 공직자와 관가에는 벌써부터 콘도 등의 예약청탁이 쇄도하는 등 올 여름 사상 최악의 방 구하기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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