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이도공간

입력 2003-06-04 15:35:19

'이도공간'은 장국영의 마지막 영화다.

이 영화를 두고 정신과 의사 짐을 연기한 장국영이 촬영 기간 동안 귀신을 보았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극중 장국영이 투신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이 비극의 예고편처럼 전해지기도 했다.

왠지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낡은 아파트에 혼자 이사 오는 얀(카레나 램). 죽은 영혼을 볼 수 있는 그녀에게 이 아파트의 귀신들도 예외는 아니다.

얀은 끔찍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영혼들에 시달림을 받던 중 주위의 권유로 정신과의사 짐(장국영)을 찾아간다.

귀신은 뇌에 저장된 정보일 뿐이라며 영혼의 존재를 믿지 않는 짐. 그의 조언대로 과거의 일들을 되짚어 보던 얀은 자신을 버렸던 부모와의 갈등을 해결하며 점차 평정을 되찾게 된다.

얀이 짐의 보살핌으로 혼령의 공포를 벗어나고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할 무렵, 얀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된 귀신은 이제 짐에게 나타나게 된다.

남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점점 자신만의 공포에 빠져드는 짐. 얀은 그를 돕고 싶어하지만 짐의 증세는 점점 더 심해져만 간다.

복도를 가득 메운 귀신이 짐에게 다가오는 장면이나 컴퓨터 모니터에 비치는 모자(母子)귀신의 모습은 시각적으로 인상적인 편. 귀신보다 귀신을 마주치는 인물들의 심리에 집중한 것도 이 영화의 특징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인물의 깊이는 없다.

장국영의 유작으로 화제는 모으고 있지만, 팬들에겐 아쉽기 짝이 없는 영화다.

상영시간 100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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