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구혼 성공한 중년남녀의 행복찾기

입력 2003-06-02 09:34:22

공개 구혼으로 만나 결혼한 중년의 이혼남과 이혼녀. KBS 2TV 인간극장은 2일부터 첫 결혼에 실패 한 후 10여년의 독신생활 끝에 짝을 만나 재혼하게 된 송현(56)씨와 최정원(45)씨의 삶을 담은 '새남편 새아내'(오후 8시 50분)를 5일 동안 방송한다.

이혼 후 홀로 남매를 키우며 독신생활의 자유를 누려온 시인 송씨는 어느날 인생이라는 순례 길에 길 동무가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다시 결혼을 하게 된다면 첫결혼의 실패를 교훈삼아 멋지게 해 나갈 자신이 생긴 송씨는 한 월간지를 통해 공개구혼을 한다.

자신이 살아온 길과 생각하는 바를 진솔하게 담은 원고지 80매 분량의 공개구혼장. 이에 응답해온 여성들이 국내는 물론 국외까지 무려 650명에 달했다

당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송씨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는 최씨. 그녀 역시 10여년 전 이혼을 선택했다.

그 후 미용실을 운영하며 한 집안의 가장이자 어머니로 1인 2역을 맡아 두 딸을 잘 키워낸 최씨지만 아빠의 부재는 늘 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들게 했다.

행복한 부부의 모습을 보고 자라지 못한 딸들이 과연 결혼생활을 잘 할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최씨는 우연히 송씨의 공개구혼장을 보게된다.

그리고 '이제라도 아이들에게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어떻게 아끼고 사랑하는지 보여주고 싶다'는 구절에 감동을 받아 재혼을 결심한다.

오랜 외로움 끝에 만난 부부는 지금에서야 만나게 된 것을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한다.

만약 20대나 30대에 만났더라면 지금처럼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었을지 의문스럽기 때문이란다.

첫 번째 결혼 실패 후 타인에 대한 이해심과 배려를 터득한 송씨와 그의 까다로운 취향에 대해 '남들과 다를 뿐이다'라고 생각하는 최씨. 그들은 서로의 세계를 존중하면서 또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을 연구한다.

그래서 김치냉장고에는 '송현식 김치'와 '최정원식 김치'가 따로따로 들어있다.

또 이들은 아이들이 제 짝을 찾아 결혼하기까지는 각자 살고있는 집을 그대로 둔채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다.

함께 있는 동안 미소가 그치지 않는 두사람은 서로에 대해 끊임없이 감격하고 고마워하며 설거지든 이부자리 펴기든 무엇이든 함께한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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