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 소지자의 절반에 가까운 여성들이 난폭한 남성 운전자들의 위협과 폭언에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이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할 정도여서 상당수 여성 운전자들이 심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8일 새벽 2시20분쯤 대구 방촌동 경부고속도에서 주행차로로 달리던 클릭 승용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은 앞쪽 승합차를 피하려다 추월차로의 25t 트레일러와 충돌, 여성인 승용차 운전자 안모(38.대구 신매동)가 목숨을 잃었다. 사고를 유발한 승합차는 피해 승용차를 뒤따라 달리다 길을 비켜주지 않자 추월차로를 통해 앞을 가로막은 뒤 위협 운전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11시20분쯤에는 주부 김모(40.대구 팔달동)씨가 대구 팔달교에서 강북 쪽으로 운전하던 중 갑자기 끼어든 시내버스를 피하려다 전신주.가로등을 들이받았다. 김씨는 "시내버스가 하이빔을 번쩍이며 위협하더니 갑자기 차선을 넘어 들어오는 바람에 핸들을 꺾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 사고로 김씨의 자동차가 많이 부숴졌으나 버스가 이미 현장을 빠져 나갔고 목격자도 확보되지 않아 수리비 100만원은 김씨가 물 수밖에 없었다.
운전 4년째인 여성 회사원 이모(27.대구 봉무동)씨는 하루 2, 3차례씩 남성 운전자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거나 욕설을 듣는다며 지금도 운전할 때마다 불안하다고 했다. 이씨는 "버스승강장이나 교차로에서 방향등도 켜지 않고 불쑥불쑥 끼어드는 남성 운전자들 때문에 사고낼 뻔한 적이 한두번 아니다"며 "항의하면 오히려 입에 못담을 욕설을 퍼붓는 경우가 많아 아예 문을 잠그고 운전한다"고 했다.
ㄷ보험사 관계자는 "여성 운전자가 낸 사고 중에는 다른 운전자의 위협에 의한 2차 사고가 적잖지만 당황해 상황을 제대로 기억지 못하고 목격자 확보 등 입증도 어려워 피해를 덮어쓰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에 따르면 2001년 현재 전체 운전면허자 중 여성은 33.6%(668만여명)로 10년 전 12.2%(104만명)보다 점유 비율로는 3배, 숫자로는 6배 이상 증가했으며, 현재는 비율이 4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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