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003-영재 교육원

입력 2003-05-31 09:48:03

초·중등학교의 수학수업시간이 아니다.

앞의 두 교실 풍경은 대구교육대학교 영재교육원과 경북대 과학영재교육원의 영재수업 모습이다.

수업 시작 전 일찍 도착해 수업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표정이 마냥 즐겁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영재교육을 받아왔다는 박영찬(청구중 2)군은 수학이 어렵기는 하지만 수업이 있는 토요일만 기다린다고 했다.

그만큼 흥미를 느끼고 있다는 반증.

이런 재미는 각종 다양한 교구와 교재를 활용한 덕이기도 하다.

대구교육대학교의 영재교실 한 쪽에는 수학실험실이 갖춰져 있다.

과학과목에만 실험실이 있을 것이란 생각은 섣부른 예단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등 영재교육의 선진국에서 들여온 갖가지 수학실험교구들이 진열돼있다.

수업방식도 일반학교와는 완전히 다르다.

창의력에 초점을 맞춘 수업은 아이들 스스로 결론을 내리도록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먼저 인터넷으로 원격 과제를 내준다.

학생들이 문제를 풀고 해결과정을 인터넷에 올리면 담당교사가 이를 보고 아이들 개개인의 지식 정도와 경험여부를 가늠한다.

이 자료를 토대로 수업시간엔 발표위주의 대학원식 수업방식을 고집한다.

직접적으로 가르치기보다 토론을 거쳐 아이들 스스로 합의를 이끌어내도록 유도한다.

초등 수학, 과학과 중등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구, 정보 등 모두 6개 분과로 구성된 경북대 과학영재교육원의 영재수업은 학기 중에는 매주 토요일 3시간, 방학기간 중에는 32시간의 집중교육을 받는다.

영재를 판별해내는 선발방법도 3단계를 거친다.

대구교육대학교 영재교육원의 경우 일반교육과정 평가와 창의성평가를 거쳐 마지막으로 수학 실험까지 포함돼 있다.

작년 한해 우리나라에서 영재교육을 받은 학생은 전체 초·중·고교 학생의 0.1%선인 1만명 가량. 그러나 교육부는 2007년까지 0.5%선인 4만여 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여기다 영재교육이란 타이틀을 내건 사설학원까지 합친다면 과히 영재교육 러시가 일고 있다.

그러나 남승인 교수(대구교육대학교 수학교육과)는 "교육의 시행착오는 결국 아이들이 피해를 보게 되므로 영재교육 체계를 먼저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영재교육의 속도조절이 필요한 때"라고 최근의 영재교육 붐을 경계했다.

유윤재 교수도 "영재교육은 과열되면 안된다"며 일반학교의 영재학급 경우 우수반 정도의 의미를 가지고 운영되고 있기도 하다며 안타까워했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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