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김치공장에서 생산한 김치는 모든 원재료를 우리 농산물로 만든 분명한 신토불이 김치다.
반면 상당수 일반 시중업체들이 생산한 김치는 그럴듯하게 우리것을 연상케하는 브랜드를 달았지만 알고보면 중국산 원재료로 만들어진 국적불명의 김치다.
이를 반증하는 사례는 올해초부터 이달 하순까지 배추가격이 초강세를 보이자 김치공장들이 원료 배추를 줄줄이 중국산으로 구입해 사용했다는 사실이다.
평년의 경우 1월부터 5월하순 까지의 국산 배추시세(월동 저장배추)는 1kg당 평균 250원 정도지만 올해는 무려 700원선으로 3배 가량 높았다.
지난해 하반기 일기가 불순해 재배면적이 줄고 작황도 나빠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30%이상 줄어 공급량이 절대 부족해지면서 값이 폭등한 것.
김치공장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 산정한 원료 배추 구입가는 1kg당 300원 내외. 이 가격선이 넘으면 선택의 여지 없이 관성적으로 중국산을 찾는 실정이다.
결국 이기간 시중 김치공장 상당수가 중국산 생배추와 절임배추를 구입했고 가격은 각각 420원, 550원 선. 이 또한 국산 평년가를 웃돌았지만 현시세 보다는 월등히 헐했던 것이다.
그나마 상품관리를 제대로 하는 업체에서는 포장지에 중국산 원료배추 원산지표시를 했지만 대다수는 표시를 하지 않거나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농협김치공장은 이 기간동안 제품값은 동결한 채 꼬박꼬박 1kg당 평균 1천원을 주고 국산을 구입해 김치를 생산했다.
밑지는 장사의 지름길이지만 농협이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국내 12개 농협김치공장의 원료배추는 전체물량중 50%를 조합원과 계약재배를 통해 구입하고 나머지는 시중 출하되는 국내산을 시세에 따라 조달하고 있다.
중국산이라고 무조건 색안경으로 볼일은 없지만 우려할 수 있는 잔류농약 문제 등이 국내산을 사용함으로 불식되고 무엇보다도 배추재배 농민들의 수익을 보존해 준다는 점에서 농협김치공장의 역할은 돋보이고 있다.
이기간 주부들은 김치 담그기를 포기하고 배추값 폭등에도 이상하게 오르지 않는 공장김치를 사는 것으로 대신했다.
아무생각 없이 싼 맛에 구입했던 것이다.
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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