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신라왕경 세상밖으로...

입력 2003-05-30 09:56:18

국립 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87년부터 연인원 7만여명을 동원한 경주 신라 왕경지구에 대한 발굴조사 내용을 실은 '신라왕경발굴조사보고서Ⅰ' 도판편과 본문편 두권을 발간했다.

경주 왕경의 한 구역 전체를 발굴,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번 보고서의 발간으로 국내 처음으로 고대 경주왕경이 바둑판 모양의 조방제(條坊制) 형식의 도시구획 방법으로 이뤄진 것이란 사실이 고고학적 조사를 통해 입증됐다.

이번에 조사가 이뤄진 황룡사 동편의 한 방(坊)은 통일신라 초기부터 고려 초기까지 존속했고 적어도 4차례 이상 개보수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지역은 도로 중심축을 기준으로 남북길이 172.5m, 동서길이 167.5m의 우물정자(井字) 형태로 면적은 약 8천여평에 이르렀다.

동서남북 사방에는 폭 15m 이상의 다져 만든 조방도로가 외곽을 둘렀고 도로와 평행되게 폭 3, 4m 안팎의 대형 및 중형 배수로가 설치됐다.

방내부에는 사잇담장을 두고 공간을 분할, 1평 규모에서 50여평에 이르는 대형.중형.소형건물과 부속건물을 축조했다.

이번 보고서의 본문편에는 조사내용을 비롯한 원색사진 31장을 포함해 사진 622장과 도면272장을 수록한 731쪽으로 이뤄졌고, 또 377쪽의 도판편에는 1천725점의 유물에 대한 도면과 탁본 사진을 싣고 있다.

한편 삼국사기(360방)와 삼국유사(1천360방)에는 신라왕경의 규모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어 이번 조사결과는 신라인의 도시생활상과 가구별 인구를 추정, 당시 왕경 전체의 거주인구 규모 규명에 중요 단서가 될 전망이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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