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 동안 CS 때문에 골병이 들었습니다.
더 나은 NEIS로 간다기에 꾹 참고 밤낮없이 일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되돌아가라니요. 모두들 도대체 현장 상황을 알기나 하는 겁니까?"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과 관련된 최근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는 각급 학교 정보담당 교사들이 느끼는 허탈감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이상이다.
NEIS가 뭔지 CS는, SA는 또 뭔지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서야 웬 호들갑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교육기관이나 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 아무데나 찾아 들어가봐도 정보 담당 교사들은 이미 만신창이가 됐음을 쉽게 알 수 있다.
NEIS 시행에 반대해온 전교조 소속 정보담당 교사들조차 인간적인 분노를 숨기지 않는다.
이번 사태는 외견상 NEIS에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국가인권위 권고에 따라 불거졌지만 "곪을대로 곪아 터질 때가 된 것"이라는 게 그들의 솔직한 표현이다.
교사들에 따르면 NEIS 이전 단계인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은 한 마디로 오류투성이였다.
지난 97년 도입 초기부터 툭하면 고장이 났다.
몇 시간씩 입력한 자료가 한꺼번에 날아가 버리기 일쑤. 시스템이 다운되면 공급업체 기술자가 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고, 고친 뒤 돌아서면 또 고장나는 통에 듣도 못하는 기계를 원망하며 가슴을 친 게 몇 번인지 헤아릴 수도 없다는 것이다.
한 정보담당 교사에게 "그런 시스템을 어떻게 참고 써왔느냐"고 묻자 "교육부가, 전교조가, 교총이, 언론이 언제 한번 관심이라도 가져 줘 봤느냐"고 쏘아붙였다.
NEIS를 두고 상호간에 의견 대립이 생기자 각자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연가투쟁이니 어쩌니 열을 올리지만, 머지않아 잠잠해지면 언제 그랬더냐는 듯 눈길 한번 주지 않을 게 아니냐고 되묻기까지 했다.
이번사태를 통해 지금이라도 교육부나 교육단체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업무 편의를 위해 당연한 듯 진행되는 정보화의 물결 속에 묻혀가는 정보담당교사들의 희생이 아닌가 싶었다.
김재경기자〈사회2부〉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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