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해체 불가피할 듯

입력 2003-05-29 11:57:32

채권단이 SK그룹과의 자구계획 협상 결렬에 따라 SK글로벌에 대한 법정관리를 통한 청산을 추진키로 함에 따라 현재 재계 3위인 SK그룹의 향방이 관심을 끌고 있다.

아직 채권단과 SK(주)사이에 막판 협상 타결 가능성은 남아있으나 최종 협상결렬로 SK글로벌에 대한 법정관리가 신청될 경우 59개의 계열사로 구성된 SK그룹은 사실상 해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그룹은 이미 구속된 최태원 SK㈜ 회장이 보유중인 계열사 지분 전량을 채권단에 담보로 내놓은 상태인데다 SK글로벌이 청산절차를 밟게 되면 계열사 지분을 모두 잃게 돼 사실상 그룹이 해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이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한 주식은 SK㈜ 지분 0.11%를 포함, SKC(7.5%), SK케미칼(6.84%), SK글로벌(3.31%) 등 상장사 지분과 SK C&C(44.5%), 워커힐호텔(40%) 등 비상장사 주식 전부다.

SK그룹과 채권단은 이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SK(주)의 출자전환 규모에 대해 협상을 벌여 왔으나 절충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채권단이 '법정관리 신청 후 청산'이라는 최강수를 택하게 됐다.

협상과정에서 SK그룹은 28일 SK㈜의 매출채권 출자전환 규모를 국내 4천500억원, 해외 4천500억원 등 총 9천억원 규모로 제시했으나 채권단은 '출자전환 1조원'을 요구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SK㈜는 채권단의 요구대로 출자전환을 할 경우 이사들이 대주주인 소버린 자산운용과 시민단체, 노동조합 등으로부터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로 고발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SK그룹은 SK㈜의 출자전환 규모를 9천억원으로 하는 대신 SK글로벌을 향후 5년간 구조조정을 통해 매출 18조5천500억원, 에비타(EBITDA) 5천400억원의 우량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중기사업계획서를 채권단에 제출했으나 채권단은 '적절한 규모의 출자전환이 전제되지 않은 자구안은 의미가 없다'며 법정관리 신청과 함께 담보로 잡고 있는 최 회장의 지분 전부를 처분할 방침이다.

채권단이 최 회장의 지분을 처분하면 SK그룹은 사실상 경영권이 공백상태에 놓이게 돼 그룹 체제가 해체되고 SK텔레콤과 SK㈜ 등 주요 계열사들은 독립법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또 SK글로벌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SK글로벌이 대주주인 SK생명, SK해운, SK증권 등은 채권단 지분매각에 따라 대주주가 바뀌게 되며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 역시 자회사 지분 매각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진다.

이와함께 SK㈜는 1조-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막대한 손실으로 보전하고 자금 흐름을 정상화하기 위해 SK텔레콤 등 보유 주식을 처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SK글로벌이 소유하고 있는 주유소 판매망을 잃게 돼 영업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신용등급 추가하락으로 인해 원유도입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sk글로벌 법정관리 통해 청산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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