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빠진 코리아, U대회로 되살려야 합니다".
일년 전 월드컵 대회 때 확인됐던 범국민적 단결력과 무한한 잠재 에너지를 대구U대회를 기회로 재점화시키자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이라크전.사스 등 어려운 국제 환경이 강타하고 각종 사회적 갈등이 국내를 어지럽히고 있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이를 극복하고 새 질서를 형성할 수 있다는 믿음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 핵문제로 한반도 정세를 어렵게 만든 북한의 U대회 참가도 기정사실화 돼 이런 움직임을 더 고무시키고 있다.
대구 붉은 악마 김은희 부회장은 "U대회 때 붉은 악마가 응원전을 펼쳐 관중석에 활기가 넘쳐 흐르게 함으로써 국민적 관심을 집중시킬 것"이라고 했다.
대구.경북 5천여명의 붉은 악마 회원들이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대규모 응원전을 펼치기로 했고 다른 지역 회원 참가도 추진해 응원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것.
U대회 조직위는 희망 자원봉사자 1만9천700여명 중 무려 7천여명이 대구.경북이 아닌 서울.경기.부산.경남.제주 등 거주자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월드컵 이후 침체된 국내 분위기를 타파하고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는 국민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는 것.
제주에서 자원봉사를 신청한 조성은(19.대학1년)양은 "국민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준 작년 월드컵이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며 "U대회를 통해 전 국민이 다시 한번 결집하고 화합하는 계기를 맞을 수 있을 것 같아 연고가 없지만 대구까지 달려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자원봉사자로 선발된 오선아(22.여.대학3년)씨도 "지난 월드컵 때처럼 지역간 계층간 대립을 극복하고 국민을 한데 뭉치게 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대구U대회가 월드컵의 감동을 다시 한번 재현할 국민적 이벤트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는 별도로 참가팀 응원을 위해서도 대구.경북의 서포터스로 2천750여명이 지원한 것 외에, 다른 지역 대학생 4천~5천명도 참가할 예정이다.
대구시 자치행정과 박창대 담당은 "월드컵 열기가 가라앉았다는 평가가 있지만 U대회는 국민들의 참여의식을 엄청나게 높여 놨다"며 "U대회가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되도록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항공.여행업계도 U대회를 침체 탈출의 계기로 삼기 위해 국제노선 운항 재개, 해외 여행프로그램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한항공 대구지점은 사스 여파로 중단했던 대구~방콕 노선 여객기 운항을 오는 7월 초 재개하고 하루 1회 왕복인 대구~인천 직항 횟수를 늘리며 외국 선수단을 위한 전세기 운항도 추진키로 했다.
여행업계도 세계보건기구가 최근 필리핀을 사스 전파 지역에서 제외한데 이어 그 진원지이자 최대 피해지역인 홍콩.광둥(중국)도 여행자제 권고 지역에서 해제함에 따라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신상품 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