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촌 빈집만을 골라 예금통장을 훔친뒤 자동인출기에서 현금을 빼가는 수법의 범죄가 잦아지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합천경찰서는 지난 12일 합천군 쌍책면 변모(61)씨가 2천250만원의 피해를 입는 등 이달 들어 비슷한 사례가 3건이나 발생,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같은 피해는 금융기관들이 고객 서비스를 위해 통장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자동입출금통장(ATM)' 제도가 시행되면서 빈번해지고 있다는 것.
특히 고령화 사회로 치달으면서 자녀들이 부모를 위한다는 이유로 통장에 비밀번호를 적어주는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통장과 비밀번호만 있으면 카드나 도장이 없어도 전국 어느 현금지급소에서도 인출이 가능하기 때문.
변씨도 통장에다 비밀번호를 적어놓는 바람에 애써 농사 지은 딸기대금 900만원을 포함한 전 재산을 몽땅 도둑맞았다.
더욱이 농촌에서는 특별한 씀씀이가 없어 통장 확인을 자주 않기 때문에 며칠이 지난 뒤에 신고하는 경우가 많아 범인들을 추적하기가 어렵다.
변씨의 통장을 훔쳐간 40대 초반의 여성은 훔친 날부터 나흘동안 고령.칠곡.대구 등지를 돌면서 자유롭게 수천만원을 인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은행 관계자는 "이같은 범죄를 차단하려면 통장에 비밀번호를 기록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며 "비밀번호를 적어놓은 통장은 현금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