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부도심들이 동서를 축으로 집중 개발되는 데도 도로망 확충은 뒷받침되지 않아 동서 교통이 심각한 체증 상태에 빠져들었다.
이 때문에 대구 교통상황의 전면적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시민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성서아파트단지에서 침산동으로 출퇴근하는 김석현(43)씨는 이달 들어 출근길을 3번이나 바꿨다고 했다.
신천대로를 이용해 출근해 왔지만 매천로 개통 후 그 접속구간의 체증이 심해져 30분이면 되던 출근 시간이 한 시간 이상으로 길어졌기 때문. "달구벌대로나 대구의료원 앞길 등 성서∼도심 사이 모든 길을 다 이용해 봤지만 막히기는 마찬가지였다"고 김씨는 말했다.
성서산업단지 관리공단 관계자는 "대구시가 성서공단을 첨단산업단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혔으나 진출입 도로가 막혀 물류가 지장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근로자마저 안오려 한다"며 "일대 체증 문제는 발생한 지 벌써 10년이 돼가지만 개선 움직임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의 작년 조사에 따르면 성서∼두류네거리 구간 달구벌대로, 국채보상로, 대명로 등 동서 도로의 평균 통행속도는 20km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심되는 달구벌대로는 물론이고 국채보상로, 태평로, 대명로 등 모든 동서간 도로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대구의 부도심 개발이 동서에 집중됐는데도 최근 5년간 도로망 확충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구경찰청 교통 관계자는 "서쪽 끝에는 25만여명이 사는 성서, 동쪽에는 10여만명의 시지 신시가지와 경산이 자리잡고 달구벌대로를 중심으로 업무용 빌딩과 아파트 단지가 계속 증가해 교통량이 급격히 증발돼 왔다"며 "지하철공사로 달구벌대로의 도로 효율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동서간 도로 추가 확보는 이뤄지지 않아 이런 결과가 빚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계명대 도시공학과 박용진 교수는 "대구 최대의 상주인구 밀집 지역인 성서의 도심 연결로 모두에서 체증이 빚어지고 있는데도 그 동안 도로 투자는 수성구에 집중된 것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또 "도로를 만든 뒤 효율성을 높이려 노력하지 않는 것도 상황을 악화시킨 요인"이라며, "성서와 곧바로 이어줌으로써 앞산순환로를 또하나의 동서간 대체로로 활용케 할 수 있는 '상화로' 개설이 토막식으로 지지부진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대구의 교통망 확충은 1980년대엔 동서간에 집중돼 그 후 남북간 개선이 주요 과제로 부상하기도 했으나, 신시가지 동서 지역 집중 조성 이후 동서간 교통난이 다시 악화돼 달구벌대로 조기 복층화 등이 과제로 떠올랐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