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라이프-대구시 교육 원로 모임 '삼락회'

입력 2003-05-26 15:5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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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군자 삼락(三樂) 가운데 하나로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을 꼽았다.

부모가 생존하고 형제가 무고하며 하늘과 사람에 부끄러움이 없는 첫째와 둘째 낙만큼 사람을 올바로 교육시키는 삼락은 국가나 사회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평생을 교직에 헌신하고 퇴직한 교원들이 모인 대구시 교육 삼락회(三樂會) 회원들은 몸은 교단을 떠나 있지만 교육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그대로 지닌 채 군자 삼락 중 하나를 그대로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다.

대구 교육 삼락회 회원들은 현재 945명. 회원은 교직에 근무하다 퇴임한 사람이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다.

연간 1만원씩의 회비를 내는 대구 삼락회 회원들은 교장(교감 포함)과 교사출신이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으며 회장, 부회장, 이사, 감사 등 17명의 임원진들이 앞장서 이끌어 간다.

삼락회의 활동 기본목표는 교육현장 후원, 사회교육봉사 및 회원들간 친선 복지 증진으로 요약된다.

회원들은 연중 대구시 교육청과 공동으로 청소년 선도캠페인 참여 등을 통해 현직에서 못다한 학생 생활지도와 교사상담을 벌인다.

효행 학생 표창도 삼락회 활동 중 빼놓을 수 없는 활동 중 하나.

핵가족화와 개인주의의 범람으로 학생들의 효행심이 부족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 각 학교에 부탁해 매년 40~50명의 학생들을 선발, 지금까지 547명에게 표창과 함께 자명종 시계를 부상으로 전달해오고 있다.

회원들은 또 친목을 겸해 해마다 대구시 인근 달성, 고령, 팔공산 등의 고적지를 답사하고 현장에서 자연보호 활동을 펼친다.

대구시 중구 삼덕동 2가 45번지 구 미문화원 3층에 있는 대구 삼락회 사무실(422-2838)은 퇴직교원들간 연락을 맡아보는 가교 역할을 한다.

매일 오전 이곳으로 출근해 삼락회 업무를 챙기고 있는 천명환(70) 사무국장은 동료 선후배 퇴직교원들의 주소와 연락처가 궁금해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처리해주는 것이 중요한 일과다.

이와 함께 회원들에게 발생한 경조사 통지가 제일 먼저 도착하는 곳도 이곳이며 여기를 거쳐 관련 있는 퇴직교원들에게 연락이 간다.

물론 옛 은사를 찾는 제자들의 문의도 많다.

예천, 고령교육장을 거쳐 지난 98년 8월 대구 평리초등학교장을 끝으로 퇴직한 천 국장은 삼락회는 회원들의 손과 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구 삼락회는 지난 2001년 10월부터 본부 삼락회와 연대해 추진해온 공무원 연금법 및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 개정운동이 국회에서 결실을 맺어 금년부터 연금 수령액이 지난해 대비 17.7% 인상된 것에 뿌듯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공무원 보수규정 인상에 따라 지급하도록 계약한 것을 지난 2000년부터 물가 연동제로 바꾸는 바람에 수령액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회원들은 반목과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교육 현장이 안타깝다.

교사들이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기보다 자기 권익만 너무 따지고 개인주의만 내세우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모습이다.

김유필(75) 회장은 "먼저 교육자란 신분을 잊지 말고 서로 대화하며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마음의 토대를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태영(71) 부회장은 국가와 지역, 학교가 잘되어야 하는 것이 가장 우선인 만큼 서로 양보해 교육현안을 해결해주길 당부했다.

올바른 사도(師道)가 무엇인지에 대한 말도 빠지지 않았다·천 국장은 "교단에 있는 후배교사들이 아이들과 같이 행동하고 공부하고 식사하고 청소하는 자세로 임한다면 아이들 가슴 속에 남는 교사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대구 삼락회는 지난 3월말 대구시에 비영리 민간단체(NGO) 등록을 마쳤다.

NGO등록에는 대구시의 지원 속에 학생 교육활동, 인성교육, 시민문화 향상을 위한 봉사활동을 효율적으로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있었다.

삼락회는 지난달 '퇴직교원 평생교육활동 지원법'을 입법 청원해두고 교직자들이 교단에서 얻은 가르치는 경험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회원들의 회비와 대구시 교육청에서 나오는 약간의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살림살이는 회비 납부를 하는 회원들이 적어 어려움이 많다.

그러나 올 연초 처음 신년 교례회를 개최하고 참석한 20여명의 원로 임원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선물도 전달했다.

회장단을 비롯, 임원들은 70세를 훌쩍 넘긴 분들이 많다.

그것은 웃어른을 존경해야한다는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회원들은 한결같이 가르침에 대한 열정이 현직의 후배교사들의 가슴 속에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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