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후부터 포항.경주 약 80㎜, 성주 66㎜ 등 대구.경북지역에 평균 50㎜ 안팎의 비가 내려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여객선과 항공기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특히 감포면 160㎜, 장기면 153㎜ 등 가장 많은 강우량을 보인 경주.포항지역의 경우 사과 주산지인 기계.기북.죽장면 과수농가들의 피해가 컸다.
잦은 비로 곤충 활동이 부진해 수분이 안됐으며, 그 결과 결실률이 크게 낮아졌다.
26일 포항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개화기인 4월 중하순 잦은 비로 수분이 제대로 안됐고 일조량 부족으로 꽃눈도 충실하지 못해 결실률이 예년의 30%선에 그쳤고, 이번 주말 내린 비로 과수농 피해가 더욱 커졌다는 것.
과수농 김일식(55.포항시 북구 기계면)씨는 "사과 농사 30년만에 결실률이 예년의 20~30%로 떨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예년보다 일주일 가량 모내기가 늦은 벼농사도 잦은 비로 백화현상이 계속되는데다 각종 병해충 피해마저 우려되고 있다.
안동 등지에선 계속되는 비로 지난 4월말부터 진행 중인 고추.담배 등의 모종 정식에 적잖은 피해를 주고 있다.
뿌리 활착이 제대로 안돼 누렇게 말라드는 등 습해가 나타나며 담배밭엔 벌써 병해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안동시 길안면 천지리 김성경(67)씨 고추밭 500여평에는 계속된 비로 뿌리 활착이 안된 고추모들의 잎이 누렇게 말라들었다.
김씨는 "이틀에 한번꼴로 비가 와 어린모들이 습해를 입었다"며 "다시 모종을 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양봉업자들도 벌꿀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양봉업자 이상식(48.포항시 남구 장기면)씨는 "꽃이 피기 시작하는 요즘 잦은 비에 저온, 안개 등이 겹쳐 수확량은 예년의 60~70%선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비와 함께 동반된 짙은 안개로 항공기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대구공항에선 25일 대한항공 1503편과 연결편인 1504편이 결항됐으며, 포항공항에선 25일 오전편만 정상 운항됐고, 오후 7편이 모두 결항돼 신혼여행객 등 승객 수백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26일 역시 오전편은 결항됐고, 오후편도 결항 가능성이 높다.
포항~울릉도간 여객선 운항도 이틀째 중단돼 이용객들의 발이 꽁꽁 묶였다.
한편 부산지역에서도 비 피해가 잇따랐다.
25일 오전 8시30분쯤 부산 해운대구 우동 주택가 공사장에서 높이 5m의 석축이 붕괴돼 인근 주택 4채가 연쇄적으로 무너질 위기에 놓였으며, 12가구 주민 40여명이 대피했다.
또 새벽 2시20분쯤 부산 영도구 동삼동 하리항에서 연안통발어선 신성호(7.9t)가 전복됐으며, 선원 6명은 주변을 지나던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대구기상대 관계자는 "동해상의 고기압이 저기압 이동을 막아 많은 비가 내렸다"며 "26일 오후 늦게 비가 그친 뒤 28일 쯤 예년 기온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1,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