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판 '잃어버린 10년'

입력 2003-05-26 11: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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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열기는 결국 한국 경제의 '블랙홀'인가.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연일 부동산 정책이 쏟아지고 있으나 이에 아랑곳없이 부동산 가격은 춤을 추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거품 파국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는 그야말로 엉망인데 부동산 가격은 급등하고 있으니 '속빈 강정'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 경제가 언제 폭발할지 여간 염려스러운 것이 아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일본 버블 경제의 교훈'이라는 보고서에서 "최근의 부동산값 급등은 금리가 낮고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상태에서 금융기관의 공격적인 부동산 관련 대출 확대가 원인이라는 점에서 지난 80년대말 일본의 거품 팽창기와 유사하다"며 버블이 붕괴할 경우 펀더멘털이 약한 한국 경제는 그 충격을 흡수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소는 2001년 말 257조원이던 단기 부동자금이 4월 말에는 387조원까지 증가해 막대한 자금이 언제든지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데다 부동산 가격 급등이 수도권 핵심지역에서 시작해 점차 확산하고 있으며, 초 저금리 아래 지나친 시중 유동성과 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 대출 확대 등 자산가격 급등 요인을 내세운 것은 정확한 지적이다.

부동산 거품은 악성 디플레이션과 성장률 하락으로 직결된다.

이미 우리나라는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가 될 정도로 바닥권을 헤매고 있으며 성장률은 급전직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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