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몽골 초원 달리는 한국 스님·수녀들

입력 2003-05-24 11:28:20

'끝없는 몽골 초원을 달리는 한국의 스님들과 수녀들'

영화제목 같은 일이 아니라 오는 6월7일이면 직접 눈으로 목격하게 된다. 대구서 최근 사무실을 연 민간단체 (사)한.몽 문화교류진흥원이 몽고에서 여는 제1회 몽골 국제우정마라톤대회에 대구.경북의 비구.비구니 스님 4명과 수녀 3명이 출전하기 때문. 국제대회에 데뷔전을 갖는 이들 7명의 성직자들이 23일 한자리에 모여 대회출전 준비를 점검했다.

마라톤 대회에 출전하는 스님과 수녀는 능엄선원장(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동) 삼현 스님과 벽종사( 경북 포항시 장기면 영암리)주지 등법스님을 비롯해 같은 사찰의 법원 스님 비구니 스님인 보리스님, 그리고 대구 파티마병원의 박진미(아니타).이해숙(까리타스).장경숙(그레고리아)수녀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 세 수녀들의 파견을 결심한 박제윤(마리 다니엘) 병원장 수녀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번 대회고문으로 5Km코스에 출전하는 삼현 스님은 "몽골 불교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마침 몽골 초원에서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가를 결심했다"면서 "요즘 운동장을 뛰며 연습중"이라고 말했다.

5km에 도전한 보리 스님의 제의로 대회참가를 신청한 등법 스님은 "마라톤도 수행의 과정으로 보고 출전하게 됐다"면서 평소 걷는것이 생활화 돼있기 때문에 하프코스를 뛸 계획"이라 전했다. 법원 스님 역시 5km와 10km, 하프코스 중 선택을 망설이다 일단 5km를 달리기로 결심했다. 한꺼번에 세 스님이 마라톤 참가로 사찰을 비우면 어떻게 하는냐는 질문에 스님들은 "부처님이 계시는데 무슨 걱정이냐"고 답해 웃음바다가 됐다.

스님들과 달리 세수녀들은 이번 대회에 파티마 병원소속 의사2명과 함께 대회 의료봉사요원을 겸해 참가하는 바람에 공식참가 대신 비공식으로 출전한다. 이들 세수녀는 출전자들의 사고발생에 대비, 대기를 하면서 기회를 봐서 1km정도를 달리는 것으로 정했다.

세수녀는 "몽골의 초원에서의 달릴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설레인다" 면서 "의료봉사와 함께 달릴 기회를 갖게 돼 더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파티마병원은 이번 의료진 파견을 계기로 몽골정부측과 협의, 몽골 현지에 대한 의료지원을 벌이기로 했다.

첫 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하는 스님과 수녀님들은 사랑과 수행이 담긴 달리기에 벌써부터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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