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의성.청송 등 경북 북부지역과 대구 일부지역에 22일 오후 1시간 간격으로 국지성 소나기와 함께 우박이 쏟아졌다.
이날 내린 우박으로 사과.고추.봄배추.잎담배 등 재배 농가들이 한해 농사를 망칠 만큼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의성.청송 등은 지난 9일 기온이 갑자기 영하로 떨어지면서 농작물에 냉해를 입은 적이 있는데 우박 피해까지 겹쳐 농민들을 더욱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의성군 옥산면 감계.실업리 등에선 22일 오후 4시50분부터 10여분간 지름 2㎝ 안팎의 우박이 쏟아져 열매솎기를 앞둔 사과와 봄배추, 고추 등에 큰 피해를 입혔다.
김재노(71.의성군 옥산면 감계2리)씨는 "냉해에 이어 우박까지 쏟아져 올 사과 농사를 완전히 망쳤다"며 "농작물재해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아 피해 보상이 막막한 형편"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근 마을 김점출(70.옥산면 실업2리)씨도 수확을 앞둔 봄배추 밭에 우박이 쏟아지는 피해를 입었고, 의성읍 팔성리 등지에서도 최근 이식한 고추밭의 피해가 속출했다.
1시간쯤 전인 이날 오후 3시20분부터 20여분간 청송읍 금곡.월막.거대.송생리와 파천면 덕천.중평.옹점.관리 등 9개 마을에 지름 1.5~2.5㎝ 크기의 우박이 쏟아졌다.
이로 인해 사과와 잎담배 등 200여㏊의 농작물이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청송꿀사과 주산지인 청송읍 송생리와 파천면 덕천.옹점리 일대 50여㏊의 과수원의 경우 지난 9일의 서리로 사과꽃이 많이 떨어진데다 이날 다시 국지성 집중호우를 동반한 우박이 쏟아져 폐농위기에 몰렸다.
이정행(57.파천면 관리)씨는 "배 과수원 1천500여평이 우박 때문에 못쓰게 됐다"며 "열매마다 흠집이 생겨 상품가치를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안동시 길안면 송사.대사.고란리 등 5개 마을에도 5~10분 간격으로 소나기와 함께 우박이 쏟아졌다.
송사리 둔전과 재일마을, 배방리 일대 82ha의 사과 과수원에는 어린 사과가 떨어지거나 상당수가 표면이 패어 재배해도 상품성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또 고추와 담배밭 8ha 가량이 쑥대밭으로 변해 모종을 새로 심거나 대파해야 할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
한편 대구에서도 1997년 이후 6년 만에 우박이 내렸다.
대구기상대는 22일 오후 4시35분부터 10여분간 신암동 일대에 지름 1cm 가량의 우박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상층부에 차가운 공기가 유입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져 우박이 내렸다"고 말했다.
대구에는 1997년 5월, 1991년 3월, 1990년 5월, 1982년 10월에 우박이 내린 적이 있다.
정경구.김경돈.이희대.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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