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도심 지하화 '3.2km'절충안 관심

입력 2003-05-23 11:59:24

교통개발연구원이 23일 경부고속철도 대구도심 통과방안과 관련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기존 대안을 변형시킨 새로운 안을 제시했다.

5.8km 국철병행 지하화 방안을 보완한 절충안으로, 3.2km(서구 평리동~중구 태평동)안에다 기술적인 문제가 없는 구간을 추가로 지하화하는 이른바 '연장 3.2km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병행 지하구간이 5.8km보다 짧지만 3.2km에 비해선 훨씬 길어져 구간길이가 평균잡아 4.5km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장 3.2km안=5.8km 지하화 구간내 기술적인 문제를 지닌 구간을 제외하는 것을 뜻한다.

5.8km 안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은 대구민자역사 구간과 신천 푸른다리~동대구역 사이 996m 구간.

대구민자역사 구간의 경우, 지하 구조물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지하철과 민자역사간 연결통로인 지하광장을 폐쇄해야 하고 일부 주차장의 철거가 불가피해 롯데백화점의 영업손실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게 교개연의 주장이다.

또 고속철이 신천을 통과할 때 지하 구조물이 동운지하차도 부근에서 대구지하철 상부와 근접교차(20cm)해 터널단면을 보강한다해도 약 3개월간 지하철 운행을 중단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지하철 구조물이 손상될 가능성도 적지않다는 입장이었다.

따라서 교개연측은 "기존의 5.8km안 중 대구역과 신천 부근만을 빼고 지하화가 가능한 구간에 대해 철도의 도심지역통과의 악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추가되는 지하구간='연장 3.2km안'을 채택할 경우 추가로 지하화 될 수 있는 구간은 좀더 기술적인 검토가 필요하지만 북구 고성동 일대를 비롯 대구역 통일지하차도 부근, 북구 칠성동 일대, 신천동 일대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고성동 일대의 경우 지하 박스 구조물이 평균 4m, 칠성동 일대는 평균 6.5m 가량 지상으로 돌출될 것으로 교개연측은 분석하고 있다.

교개연 관계자는 "지하 구조물이 지상으로 튀어나온 지역의 토지를 매입, 그 자리에 공원을 조성하는 등 공공용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현 가능성 여부=대구시나 지역 정치권이 '연장 3.2km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기존의 5.8km안을 계속 고수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데다 새로운 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문제점이 부각될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교개연의 절충안은 5.8km안의 여러 기술적인 문제점을 수용하면서 지역단절 해소효과가 미미한 3.2km안의 한계를 다소 극복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3.2km안이 채택될 경우 대구시민이 요구하는 도심양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컸다"며 "그러나 '연장 3.2km안'은 5.8km구간 중 지하화가 가능한 구간을 추가적으로 건설, 도심단절 해소효과를 제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내달쯤으로 예상되는 시민 공청회를 앞두고 도심통과 방안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확산될 전망이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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