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어지간히도 무력감을 느꼈나 보다.
어제 5·18행사 추진위 간부들이 한총련사태를 사과하는 자리에서 "전부들 힘으로 하려고 하니 대통령도 못해먹겠다는 위기감이 든다"고 토로해 버렸다.
놀라움과 동정심, 그리고 "자승자박이지" 하는 냉정한 비판 또한 어쩔수가 없다.
대통령 쪽 사람들은 왜 노 대통령에겐 집권초기의 '밀월'이 없느냐고 대들겠지만 석달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터졌고, 실수 또한 거듭했으니 그럴 밖에 없었다.
한·미 갈등에, 화물대란에, 전교조에 한총련에 그리고 당장 오늘부터 공무원노조와의 대치국면이 시작이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면 이런 파도쯤 당연히 헤쳐가야 한다.
국민이 권력을 쥐어줄 땐 책임도 함께 줬다.
그런데 석달만에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푸념이라니? 그런 소리 다시는 하지 말라. 국민이 불쌍해진다.
YS와 DJ는 자식들이 감옥에 가는 욕을 겪었다.
지금이 그보다 더한가? 지금 노 대통령의 고민은 명분과 현실사이의 괴리에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정부에 부딪쳐 오는 '집단적 도전'들이 그것을 이해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문제가 터지면 답을 내야지, 그 문제를 탓해선 안되는 것이다.
그점에서 노 대통령은 화를 자초한 측면이 있음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통령은 너무 많은 일에 직접 나서려 했다.
평검사와의 대화, KBS사장 문제가 그랬고 또 다른 문제들이 그랬다.
대통령이 일일이 현안에 배 놔야지, 감 놔야지 함으로써 '시스템'의 정상가동을 방해한 측면도 적지 않음이다.
대통령은 '골키퍼'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 '리베로' 홍명보처럼 수비하랴, 볼 배분하랴 거기에다 슈팅까지 하려니 얼마나 피곤한가. 결국 장관들까지 '오버액션'하는 사태까지로 번져버렸다.
엊그제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시위에 환경부·해양부의 두 장관이 동참한 광경은 '도대체 장관의 역할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란 비판까지 자초해 버린 것이다.
노 대통령은 청해대 휴가에서 이런 상황을 찬찬히 점검해 보기 바란다.
'대통령의 자신감'은 대단히 중요하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