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G 접종법 따른 효과 논란

입력 2003-05-22 11:59:39

포항지역 초등학교들이 경피 BCG 접종(결핵예방)을 했던 1학년 대상으로 피내 재접종 통보를 한 것을 계기로 BCG접종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BCG는 사망률이 높은 감염질환과 국내에서 감염 위험성이 높은 결핵에 대해 인체의 면역력을 증강시켜 주는 백신이다.

이 접종과 관련 보건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따라 피내접종을 권장, 보건소를 통해 무료접종을 해 오고 있으나 10년전 국내에 값은 비싸나 접종 후 흉터가 경미한 경피접종이 소개되면서 병·의원들은 이 방법이 경피보다 효과적이라고 홍보, 국민들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포항지역 보건소들은 피내접종이 경피접종보다 약효가 뛰어나다며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피내 재접종을 실시하고 있어 자녀에게 경피접종을 했던 부모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재접종의 이유는 일반병원에서 생후 4주~1년내에 경피접종을 했던 초등학교 1학년들에 대해 "경피법 접종 당시 바늘자국 18개가 7년이 지난 후 6개 이상 남아있지 않으면 면역이 안됐다고 판단, 피내법 접종을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항에서만 매년 경피접종을 했던 초교생 400~600명이 피내 재접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포항의 한 소아과 전문의는 "10년전 제약회사가 '경피BCG는 부작용이 없고 흉터가 남지 않는 선진국형'이라고 선전한 게 사실"이라며 "환경이 나빠지면서 면역 가능성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어 원하는 사람에게만 접종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모(35·포항시 두호동)씨는 "흉터를 남기지 않기 위해 4만원이나 주고 경피접종을 했는데 7년 뒤 흉터가 남는 피내접종을 다시 하라니 너무 황당하며"고 불만을 털어놨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경피접종은 피내접종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한 것으로 경피접종자에게 피내 재접종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도 WHO 권고에 따라 피내접종을 공식적으로 권장하고 있으나 경피접종자 가운데 바늘자국이 6개 이상 남아있지 않은 학생들에 대한 재접종 지침을 보건소에 통보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포항과 달리 대구지역 보건소들은 초교 1학년 중 미접종 학생들을 대상으로 피내접종을 실시하고 있을 뿐이다.

동구보건소 관계자는 "아예 BCG접종을 안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접종사업을 하고 있다"며 "1학년 중 미접종자들은 한 학급에 1, 2명 정도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인기 백신연구소장(소아과 전문의)은 "모든 예방접종에는 일률적인 지침이 있으나 BCG만은 예외이며 국가마다 예방시기, 예방법에 대한 차이가 있다"며 "두 방법 중 어느 것이 면역력이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김교영·박진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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