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디마케팅 기업 목줄 죈다

입력 2003-05-21 15:57:00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부문 부실이 심화됨에 따라 은행들이 부실징후가 포착된 거래기업에 대해 여신 감축에 나서는 등 디마케팅(Demarketing)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란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은행간 경쟁적 '밀어내기'로 발전할 경우 업계 전반에 '퇴출한파'를 몰고올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대구은행은 부실징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중점관리' 기업에 해당될 경우 본점 여신관련부서(크레딧리뷰팀)가 정밀 기업실태조사를 벌인다.

이어 신용등급 하향 조정과 함께 여신운용 제한 또는 여신감축 권고, 채권보전을 위한 담보보강조치 등 엄격한 여신관리를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신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기업 중 '주의기업'이 지난 해 말에는 68개였으나 최근엔 80개로 12개가 늘어났다.

국민.조흥은행도 조기경보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들에 대해서는 여신감축과 함께 담보 등 채권보전 조치 후 여신을 취급토록 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채권보전이나 여신운용에 관한 '특별약정'도 맺도록 했다.

은행 한 관계자는 "그동안 조기경보 대상은 단순히 '워치(Watch.요주의)'하는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적극적인 '디마케팅' 대상"이라고 말했다.

실제 우리은행은 조기경보대상인 중소기업 10여개 업체에 대해 특별약정을 맺고, 부동산을 매각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했다.

더불어 은행들은 거래 기업들의 부실징후를 정확히 포착하기 위한 조기경보시스템도 대폭 손질했다.

대구은행 경우 매분기별로 채무기업의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3단계(정상.일반.중점 관리기업)로 기업을 분류하는 등 여신 사후관리를 강화했다.

또 부실기업 조기발견을 위해 지난 달에는 서울의 금융관리업체와 정보이용계약을 체결했다.

조흥은행은 100대 여신 상위기업들에 대한 신용리스크를 전면 재검토한데 이어, 순여신 3억원 이하의 소액여신 거래처들에 대해서는 10개 기업위험평가 항목 중 불량항목이 하나라도 발견될 경우 조기경보 업체로 선정, 영업점이 아닌 본점심사부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

부실징후 점검 체크리스트에는 '유능한 종업원들이 잇따라 퇴직하고 있는지 '종업원의 근무태도가 흐트러져 있는지' 등의 항목도 포함돼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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