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제3사관학교 출신 예비역 및 현역 40명이 19일 영화 '나비'의 상영중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 지법에 내면서 '나비 논란'이 법정으로 비화됐다.
이들은 소장에서 "3사관학교 출신은 현재 육군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영화중 일부 대사는 3사관학교 출신이 웃음거리로 취급될 만큼 비천하고 천시 받는 것처럼 표현했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30일부터 전국 100여개 영화관에서 상영중인 '나비'의 상영을 중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나비'는 삼청교육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멜로 영화. 문제가 된 부분은 극중 육군3사 3기임을 밝히는 황 대위(이종원)에게 다른 장교들이 "그러니까 대위 달고도 화분 심부름이나 하고 있지"라고 말하는 장면. 황대위가 성폭행을 하려다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이나 기관총으로 삼청교육대 교육생들을 사살하는 장면 등도 문제가 됐다.
'나비 논란'은 지난 9일 정오쯤 3사 출신의 한 장교가 영화 '나비'를 본 후 3사 총동문회 홈페이지(www.3sa.or.kr)에 황 대위 캐릭터가 3사를 모독하고 있으며 대중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는 글을 남기면서 시작됐다.
3사 출신의 동문들은 태원 엔터테인먼트의 게시판(www.taewonent.co.kr)에 집단 항의 글을 남겼다.
지난 10일 제작사는 "'황대위'가 안 좋은 모습으로 보여질 수 있으나, 특정단체를 비하 시키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며 제작시 꼼꼼히 배려치 못한 점은 사과한다"며 "수정 의견은 상영중인 프린트 회수 및 수정이 불가피하므로 곧 출시되는 비디오, DVD,TV 상영시 작품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수정조치 하겠다"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사과문 게시 후에도 항의전화와 게시문이 잇따르자 급기야 상영 가처분 신청이란 법적 대응까지 치닫게 된 것이다.
정태원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사전에 이들을 배려하지 못한 점은 사과하지만, 영화 상영 중지는 비현실적인 처사이며 사과문에서 밝힌 약속은 반드시 이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중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