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시각-아름다운 소비

입력 2003-05-21 09:44:39

Ⅰ. 소비의 문제가 인간행위에 관련되는 한 그리고 그 연구의 과제가 물질적인 생활수단과 관계되는 인간행위일때, 그것은 필연적으로 물질문명의 생명사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물질문명을 향유하는 인간의 모든 소비행위는 문화적인 제약조건과 자연적인 제약조건 하에서의 행동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소비행위는 제도의 성장 및 발전과 더불어 끊임없이 변용되고 축적되어 그 형태변화를 거듭하게 된다.

그러한 결과 존중받는 소비행동은 자연과 조화로울때 더욱 아름다운 것이고 문화적인 것이며 따라서 물질문명의 생명사에 대한 규범이 될 수 있는 것이다.

Ⅱ. 인간이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소비 행위는 인간생활을 통해서 끊임없이 반복 되풀이된다.

인간생활에 있어서 소비가 없다면 생명은 절멸하고 말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소비는 생산없이는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생산과 소비는 상호 보완하고 결합하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특히 누가 무엇을 얼마나 생산하느냐에 따라서 생산이 소비를 규제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생산활동에는 수많은 자원과 기술과 에너지가 사용되고 이용된다.

그러나 생산에 필요한 자원과 에너지는 자연으로부터의 추출물이며 불행하게도 이들 추출물들은 한정되어 있다.

자연적인 추출물에 대한 대체자원이 가능한 것도 있으나 그렇지 아니한 것도 대부분이다.

이렇게 한정된 자원과 에너지를 사용하고 이용하여 끊임없는 생산활동을 해야하고 소비행위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에 인간과 자연, 자연과 생산 및 소비와의 모순적 상충관계가 형성된다.

Ⅲ.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인간의 생산행위에는 생산의 찌꺼기가 남고 소비행위로부터도 소비의 찌꺼기는 남기 마련이다.

자연은 쉴틈도 없이 생산과 소비의 찌꺼기를 흡수하고 정화하여 자연 그 자체의 생명을 유지 하고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자연이 수용할 수도 없고 정화할 수 없는 자정능력 밖의 오폐물들이 쏟아져 나올때 자연도 그 생명을 다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생활을 통하여 제도적인 낭비와 타율적인 소비행위에 깊숙이 관련되고 있다.

소비 사이클과 상품수명의 사이클을 단축하여 신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행위는 분명히 경제를 살리는 기본적 사항이다.

경제의 논리로 보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의 문제로 접어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물질문명의 생명사에 관한 깊은 관심과 더불어 마땅히 생산과 소비의 자연과 인간의 모순적 상충관계에 대한 심각성을 헤아리지 않으면 안된다.

아름다운 소비란 지나친 편리성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며 타율적 소비행위에 침잠하여 자원의 제도적인 낭비를 초래하는 것도 아니다.

생산과 소비의 논리가 자연의 섭리를 초월할 수 없다면 우리가 무엇에 더 큰 가치비중을 두어야 할 것인지는 자명한 이치이다.

정체성을 가진 환경친화적 소비야말로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 아니겠는가.

이영옥(한국소비자연맹 대구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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