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가 30년 넘게 운영하던 가게를 물려받아 서문시장의 맥을 이어나가는 '며느리 상인'들이 대를 이어 큰장을 지키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원단이나 주단을 구하기 위해 전국의 상인들이 줄을 서다 모자라 인근 여관에서 밤을 지새며 물건을 구입해가던 영화를 지닌 서문시장 1지구 1층 300여 가게중 20여곳이 세대 교체로 며느리들이 운영하고 있다.
▲모시·삼베점 '개풍상회' 박금미씨
"멋쟁이들은 초하에 접어들면 잠자리 날개같이 고운 모시옷을 찾습니다".
가격이 싼 중국산 모시가 국내 모시 시장의 80% 이상을 점령(?)할 정도로 많이 보급되어 있지만 박씨는 한산모시 등을 100필 이상 가지고 있다.
중국산 모시 1필이 4만5천~18만원, 한산모시의 경우 1필이 최소 40만원 이상이다.
중국산 모시한복 1벌은 15만원선, 국산 최고급은 80만원 이상 간다.
"중국산 모시가 값은 싸지만 습기에 약해 잘 떨어지는데 비해 국산모시는 결이 고우면서더 더 강하고 바람이 잘 통해 훨씬 더 시원합니다.
그래서 여름이면 옥색으로 물들인 한산모시를 주문하는 고객이 더 늘어납니다".
55년된 가게라 단골이 많은 박씨는 삼베, 광목, 인견에다 천연염색, 한지공예품도 함께 취급해 전통의 미를 되살리고 있다.
삼베양복(상의) 천연염색 경우 원단 6만원에 수공 12만원으로 그만큼 손질이 많고 힘든 작업이라고 말한다.
▲주단점 '대민주단' 우도희씨
"시어머니가 35년 운영한 가게를 맡은 지 7년이 넘었지만 옛 단골이 더 많습니다.
시어머니의 인적 네트워크가 더 강하다고 할까요".
우씨는 안동, 영천, 청송, 거창, 부산 등 각지의 단골들이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찾아와 대물림 상인으로 긍지를 갖는다고 말한다.
품질에 대한 믿음과 모든 고객들에게 에누리없는 도매가격을 제시하여 가게의 신뢰를 지켜가고 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단골들이 있어서 한복 비수기인 요즘도 가게 경영이 비교적 수월하다.
20대에 장사를 물려받은 우씨는 "요즘 젊은이들이 예쁜 한복을 많이 찾는데 그들의 취향을 맞추는데 주력한다"고 말한다.
외국에서 한복의 인기가 너무 좋은데도 정작 국내에서는 한복을 외면하는 풍토는 고쳐져야한다는 그는 국제결혼을 하는 부부나 외국에 나가는 경우 반드시 한복을 맞춘다고 한다.
한복의 포인트인 수놓기가 인건비 때문에 대부분 중국이나 베트남에서 작업을 하고 있고, 최근엔 옷감까지 수입되고 있다는 우씨는 너무 싼 것만 찾다가 자칫 한복마저 외국서 만든 옷을 입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전통복식에 대한 애정을 당부했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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