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농가 폐수처리 비상

입력 2003-05-20 12:00:52

돼지사육 농가에서 발생하는 축산분뇨를 재처리해 유기질비료를 생산해 온 군위축협비료공장이 수년째 판매부진을 겪으면서 재고가 누적돼 가동 10년만에 생산을 중단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했다.

비료공장은 돼지사육 농가에서 발생하는 축산분뇨를 1일 100여t 처리, 수질환경오염 방지와 축분처리비 절감으로 농가의 생산경쟁력에 한몫을 했으나, 이번 사태로 축산농가들은 축산분뇨를 처리하지 못해 환경오염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유기질비료는 화학비료 사용으로 산성화된 토양을 중화시켜 양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친환경농업을 선호하는 농가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그러나 민선이후 각 지자체마다 유기질 비료공장을 설립한데다 각 시.군마다 친환경농법을 권장하면서 해당 지역내 공장으로 제한해 유기질 비료 보조사업을 펼치면서부터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졌다.

농가에서 발생하는 축분은 지속적으로 공장에 반입되지만 판매부진으로 지난 2001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재고 물량을 더이상 쌓아 둘 공간이 없는 포화상태에 이르자 축협은 지난 12일부터 축분반입 중단과 함께 공장가동을 중단한 것.

축협 백승원(39) 상무는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은 입증됐지만 각 시.군의 보조사업으로 타업체와의 가격경쟁에서 이길 방법이 없다"며 "당분간 재가동은 불가능한 실정이다"고 했다.

돼지 1천여마리를 사육하는 안모(38.군위군 군위읍)씨는 "그저 답답할 뿐이다"며 "지난 1년동안 돼지값 하락으로 곤욕을 치르다 최근에 겨우 회복세로 돌아서 안도했는데 앞으로 축산폐수 처리가 큰 골칫거리다"라고 했다.

군위축협은 지난 1993년 6월 당시 총사업비 16억4천여만원을 들여 군위읍 외량리 4천2백평 부지에 7백평 규모의 공장을 세웠으며, 1일 100여t의 축분을 처리해 축산폐수로 인한 환경 및 수질오염 방지에 기여해 왔다.

군위.정창구기자 jungc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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