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National Education Information System) 시행 여부를 둘러싸고 교육계가 혼돈 상태에 빠져들었다.
교육단체들은 단체들대로, 교사들은 교사들대로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며 각기 '집단행동 불사'를 외치고 나섰다.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안 수용 방안 결정이 쉽잖아진 정부와 민주당은 사태 악화를 우려, 20일 발표키로 했던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재검토에 들어갔다.
과연 NEIS란 무엇이고, 어떤 문제들을 갖고 있는지, 쟁점에 대한 입장 차이는 어떤 내용인지 구체적으로 짚어본다.
◇NEIS란=김대중 정부가 전자정부 구현을 위해 추진한 11대 업무 가운데 하나다.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전국 초·중·고교를 초고속 인터넷망으로 연결해 교육행정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교육부는 개별 학교 단위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한 폐쇄형 시스템인 종전의 학교종합행정시스템(C/S·Client/Server)에 비해 행정 효율성, 교원 업무 경감, 대국민 서비스 향상 등에서 뛰어나다고 자평한다.
교사들로서는 각종 보고서나 통계자료를 만들고 상급 기관에 보내는 일이 한층 쉬워지고, 학부모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녀의 생활, 건강상태 등을 언제든 열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권침해 요소는=전국 모든 학교와 학생의 정보가 하나의 망에 통합됨으로써 인권 침해 소지가 커진 것만은 분명하다.
교육부 역시 교육단체들의 요구를 수용, 당초 계획보다 신상 정보 입력 항목을 대폭 줄였다.
학생의 경우 15개 항목이던 것을 이름 주민등록번호 성별 주소 사진 등 5개 영역으로 줄였다.
학부모 역시 15개 항목에서 이름과 생년월일로 축소했다.
전교조는 그래도 생활기록부와 건강기록부 등에 포함된 방대한 자료만으로도 인권침해 요소가 여전하다고 판단, 인권위에 제소했고 인권위는 지난 12일 NEIS에 입력되는 27개 영역 가운데 교무·학사, 보건, 입(진)학 등 3개 영역을 제외하라고 권고했다.
◇해킹 가능성은=규모 면에서 비교가 안 되는 NEIS가 종전의 C/S에 비해 정보 유출 가능성이 훨씬 낮은 것은 분명하다.
교육부는 방화벽, 침입참지시스템, 서버 보안, 암호화 등 4중 보안장치를 갖추고 24시간 감시한다며 해킹 우려를 일축한다.
오히려 학교 단위 C/S 보안은 위험천만하다고 한다.
인권위도 이 부분을 주목, 보안 강화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전교조 역시 C/S의 보안 취약을 인정하지만 초점은 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 규모-해킹 가치에 맞추고 있다.
많아야 1천500명 수준인 단위 학교 해킹에 비해 전국 800만명의 정보 해킹은 폭발력에서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
◇소요 예산=교육부는 NEIS와 함께 교무·학사 등의 3개 영역에서 C/S를 병행하기 위해서는 보안시스템 강화 등에 최소 8천억원, 최대 2조2천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450억~900억원이면 충분하다고 반박한다.
교육부는 전국의 1만개 학교에 전산 전문가 1명씩을 배치하는 상황을 계산해 인건비로 40~70%를 책정하고 있지만 시·군·구 교육청당 2명 정도의 전문가만 배치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 대구의 경우 시교육청이 5개 학교당 전문가 1명씩 모두 80명 정도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전교조는 지역교육청당 2, 3명이면 충분하다고 해 극단적인 대립을 보이고 있다.
또한 방화벽이나 C/S 서버 등이 보급되지 않은 학교에는 최초의 행정정보화 프로그램인 SA로 전환해도 혼란이 크지 않고 예산 부담도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
◇학사 차질=교육부는 당장 1학기 수시모집 관련 서류를 손으로 작성해야 하므로 오류 가능성이 있고 중간고사 성적 처리 등도 중단돼 학사 파행이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학사 차질은 인정하지만 C/S를 재가동하면 3일~2주면 정상화할 수 있고, 수시모집에 필요한 서류도 큰 문제가 없으므로 과장된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업무 증가=이미 C/S 자료를 NEIS로 이관하는데 수개월이 걸렸는데 이를 다시 C/S로 되돌리려면 정보부장과 정부업무 담당자들에게 엄청난 업무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교조측은 NEIS 입력자료를 C/S로 되돌리는 역컨버전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재입력 업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종전 C/S나 SA에서 NEIS로 컨버전이 이뤄졌으므로 이를 역으로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그 자료를 단위 학교로 보내주면 된다는 것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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