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해묵은 과제인 지역주의 문제가 한나라당의 대표경선, 민주당의 신당추진 과정에서 어김없이 단골메뉴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주의를 빗대어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지역주의 타파를 명분으로 정치권의 체제정비나 '해쳐모여식' 개편을 독려하고 있다.
한나라당 강재섭 의원은 다른 예비주자로부터 구(舊)민정계이자 'TK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자주 공격당한다.
당이 거듭나기 위해서는 영남이라는 지역주의를 탈피해야 하나 TK정서에 편승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 의원은 "그렇기 때문에 영남당을 극복할 수 있다"며 "당 대표가 영남인이 되면 오히려 영남당 이미지를 씻기 위해 충청·호남인들을 많이 등용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반박한다.
반대로 부산출신 김형오 의원은 '지역주의 담을 허물겠다'는 구호를 아예 경선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다.
김 의원은 "지역구도 타파를 위해 취약지역 선거구에 한해 후보자가 비례대표 후보와 지역구 후보로 당시에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선거제도 개혁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호남출신 김덕룡 의원도 지역주의 문제를 자주 거론한다.
그는 "최고 최선의 개혁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라며 "당 대표는 지역주의 얼굴, 5·6공적 수구보수의 얼굴은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 개혁파 그룹인 미래연대·희망연대도 예비주자들을 향해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비전 제시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당권경쟁에서 줄세우기와 지역감정 자극, 돈선거 등 구태가 판을 치고 있는 만큼 구태정치를 행하는 후보에 대해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신당의 추진동력도 지역주의 타파에 맞춰지고 있다.
개혁당 유시민 의원은 "지금 금배지를 단 정치인들은 지역주의에 붙잡힌 정치 인질"이라며 "개혁세력의 독립선언으로 이 인질극을 끝내자"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구주류와 신주류를 대표하는 한화갑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도 지역주의를 두고 논리대결을 벌였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5일 광주지역 특강에서 "지역감정을 없애고 국민화합을 이루자는 것이 광주 민주화운동인데 분당(分黨)하겠다는 사람들이 신당선언을 하겠다는 것은 5·18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반면 정 의원은 "지역 구도와 낡은 정치의 틀을 깨기 위해 민주당이 앞장서 부서질 때 새 정치 질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신당 추진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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