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서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환영 일색인 반면 민주당내 친노 의원들은 '저자세 굴욕외교'라며 비판하는 등 이라크전 파병동의안의 국회 처리때와 같은 '여야 뒤바뀜' 현상이 재연되고 있다.
한나라당 김영일 사무총장은 16일 "한미정상의 합의내용은 우리당이 주장해온 것과 대부분 일치하는 것이며 민주당이나 노 대통령 지지세력들이 주장해온 것과 전혀 코드가 맞지 않는 것들"이라며 "대북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우리의 내적 에너지를 하나로 결집시키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상배 정책위의장도 "노 대통령이 방미 기간중 대미, 대북, 대미군, 대북핵에 대해 직접적으로 밝힌 입장과 표현들은 분명 전향적이고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했고 박원홍 홍보위원장도 "노 대통령이 부시 행정부와 코드를 맞추며 현실적이 된 것은 참 다행"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문석호 대변인의 공식 논평에서는 "국민과 함께 크게 환영한다"고 평가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비판적인 기류가 강하게 흐르고 있다. 친노파인 김성호 의원은 개인 성명을 내고 "이번 정상회담은 자주성과 주체성을 상실하고 북핵 문제 해결의 대안도 모색하지 못한 굴욕적이고 실패한 외교"라면서 "민족 내부거래마저 미국의 개입을 인정한 것은 반민족 행위로 수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영환 의원도 "참여정부를 지지해온 평화세력내에 논란을 불러일으켜 신당 창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특히 '추가조치'를 언급한 것은 경제제재와 무력 사용의 길을 주장해온 미국의 입장을 수용한 것으로, 북핵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하지 않겠다는 외교적 자주노선의 후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한나라당은 '국정 발목잡기'라며 노 대통령을 감싸고 나서는 진기한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박종희 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명색이 대통령을 뒷바침한다는 집권 여당 의원들이 편협한 이분법적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가당찮은 논리로 대통령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어 참으로 한심스럽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면서도 "노 대통령이 정파적 이익에 집착해 또 다시 모호한 이중성을 보인다면 온 국민과 국제사회로부터 완전히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며 한미간 합의내용의 착실한 실천을 주문했다.
◈ 노무현 변화 지역정치권 반응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노무현 대통령의 대미.대북정책 변화에 대해 지역정치권에서도 한나라당은 "냉엄한 국제사회 현실을 인식한 것"이라며 환영한 반면, 민주당측에서는 "원칙에 변함은 없을 것"이라며 다소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포항)은 17일 "국익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의 한미동맹에 대한 인식이 제스처에 그쳐서는 안된다"며 "한.미정상회담에서 보인 입장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의 직계부터 설득하는 작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해봉 의원(달서을)은 "노 대통령이 이제 냉엄한 국제사회 현실의 벽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환영한 뒤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서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측은 "대통령의 고육지책이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김충환 민주당대구시지부 사무처장은 "국익을 중심에 둘 수밖에 없는 대통령으로서 원칙을 지키면서도 융통성을 발휘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노 대통령이 귀국후 정상회담때와 달리 입장을 또다시 바꿀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조.중.동 등 보수언론의 꼬투리 잡기 때문이지 대통령이 그동안 말을 바꾼 것은 없다"며 "노 대통령의 지지층도 이문제 때문에 대통령을 견제할 것이 아니라 광범위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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