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남매 키우면서 학부모 학력난에 초등학교 졸업이라고 쓸 때 자식들 보기에 미안해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하지만 이제 떳떳하게 '고졸'이라고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주 김천문화원에서 열린 김천 늘푸른 야학교의 졸업식장. 13명 졸업생 대표로 답사에 나선 신춘자(53.여)씨가 눈시울을 적시며 답사를 읽어내려가자 졸업식장은 이내 눈물바다를 이뤘다.
야학하는 학생들 상당수는 크고 작은 사연들을 간직했겠지만 신씨의 사연도 녹록지 않다.
김천시 모암동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며 시부모와 4남매 등 8식구의 뒷바라지를 하며 고된 삶을 살아온 그는 늘 공부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지만, 시내에는 야학마저 없어 만학의 꿈을 이룰 수 없었다.
그러던중 지난 2000년 4월 남산동에 늘푸른 야학교(교장 강국원)가 문을 열면서 공부를 하기 시작, 3년여 만에 중학교.고등학교 과정을 모두 마치게 된 것. "서울서 대학다니는 4남매가 힘을 많이 실어줬어요. 애들이 집에 내려와 있을 땐 밤새워 공부를 가르쳐 줬고, 시험기간땐 전화로 지도를 받기도 했다"며 그는 자녀들에게 고마워했다.
"그동안 배우지 못해 기죽어 살았던 것을 생각하면 원통하죠. 오는 수능시험에 도전해 대학에서 애완동물 관련학이나 사회복지 관련 공부를 더해볼 생각"이라고 그는 다시 각오를 보였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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