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의 5일장 되나

입력 2003-05-16 17:20:20

농촌지역의 재래시장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잇따라 들어선 할인마트와 슈퍼마켓형 매점에 상권이 잠식된데다 주민들의 소비심리마저 전통 5일장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경시에는 14개 읍면 중 문경.가은읍과 농암.동로면 등 4개 읍면지역에서 아직도 5일장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나, 재래시장의 기능과 구매 풍속도가 급격히 변모하면서 쇠퇴일로를 걷고 있다.

상인들의 경우 지난날에는 대부분 지역내 거주자들로 시장구조가 형성됐으나 최근에는 차량을 동반한 외부의 상인들에 의해 90% 가까이 상권을 빼앗긴 상태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도 공산품의 경우 과거 수공업 형태의 제품들이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제품으로 대체되면서 자취를 감췄다.

또 농산물마저 지역과 인근에서 반입되던 콩.참깨.고사리 등 수십종이 중국산에 밀려 기를 못펴고 있는 실정이다.

수산물도 당일 포항과 영덕 등 동해안에서 기차와 차량으로 운송돼 비교적 싱싱한 횟감과 각종 건어물 등이 거래됐으나 이마저 중국산에 밀린 상황이다.

때문에 농촌에서도 아낙네들의 부산한 흥정 소리를 한편으로 촌로들이 막걸리잔이나 기울이며 제법 흥청거리던 질박한 정감이 묻어나던 5일장의 전경은 점차 사라지고 보다 값싸고 현대화된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등의 할인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주부 김해순(52)씨는 "중국산인 걸 뻔히 아는데 국산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많아 대다수의 젊은 주부들이 5일장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입산으로 얼룩진 재래시장에 푸근하던 시골 인심마저 사라지고, 5일장에도 경제성과 편리성만 추구하는 도시형 할인점이 잇따라 들어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적 대세일까. 빈 시장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가.

문경.박동식기자 parkd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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