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해체해 버리고 말지…. 최근의 사정만 놓고 본다면 없는 것 만도 못한 것 아닙니까?".
27일 오후에 만난 포항공단의 한 업체 대표는 대뜸 이렇게 말했다.
무슨 얘기냐고 묻자 "아, 상의 얘기 아닙니까"라고 했다.
요즘 포항상의를 바라보는 포항시민들의 시각이 이렇다.
시민들은 차치하더라도 상의 회원업체나 상공의원업체 및 상임의원 업체 관계자들도 "생각만 해도 낯뜨겁다"며 고개를 흔드는 상황이다.
회장 선거를 치른 지 두달이 다 되도록 후유증 치료는커녕 당선자와 낙선자간 갈등의 골은 더 깊게 파이고 마침내 법정다툼으로 비화하는 등 양측은 넘지 말아야 할 다리를 한참이나 넘었다.
이 과정에서 상공인들도 두 패로 갈려, '뒤에서 막말하는' 사정이 내내 이어지고 있다.
이러니 포항상의의 역할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단적인 사례가 최근의 물류대란에 임하는 포항 상의의 자세였다.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돼 열흘동안 지속됐던 물류마비 사태 앞에서 상의의 역할은 전무했다.
피해 당사자 전부가 공단업체요 상의 회원업체였으니 상의 스스로가 직접 피해당사자나 마찬가지인데도 그런 초대형 사태 앞에서 상의가 한 역할은 협상장 주변에 직원 몇명 내보내 돌아가는 사정을 파악한 정도가 전부였다.
상의 회장이 선거후유증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일반의원이나 상임의원들도 두패로 나뉘었으니 역할을 기대하는 것조차 무리일 수 있으나 이번은 사정이 달랐다.
수십·수백개 업체가 가동에 차질을 빚거나 가동중단 위기에 몰렸는데도 선거결과 시비에 사로잡혀 헐뜯기를 계속했던 상황은 모두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당장의 위기타결을 위해 잠시나마 '휴전'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더구나 다툼의 당사자들이 자칭·타칭 지역의 지도급 인사들 아닌가. 또 다툼의 대상이 된 자리가 이번 사태의 핵심에 있는 상의회장 자리라는 점을 놓고 본다면 둘다, 아니 상공의원 전부가 '똑같은 인사들'이란 비난을 면할 길 없다.
'없는 것만도 못할 바엔 차라리 해체해 버리자'는 말에 갈등의 당사자인 그들이 어떻게 답할지 궁금하다.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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